[리뷰]CK아트홀 연극 ‘런투패밀리’, 아빠찾는 여정 통해 재미와 감동 선사

2025-01-16     권지혜 기자
CK아트홀이 이달 10일부터 무대에 올린 연극 ‘런투패밀리’는 배우들의 열연과 뻔하지 않은 반전 결말에 90분 내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친구와 연인 등 주변의 소중한 인연을 떠올리게 한 연극이다.

연극은 혜선이 아들 맥스가 아빠를 찾으러 한국으로 갔다는 연락을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10m 음주 운전 사건으로 7년 만에 복귀하는 배우 재준 앞에 예술고등학교 동기이자 첫사랑인 신혜선이 나타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한다.

맥스가 고교 동기인 혜선, 재준, 명수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와 아빠를 찾는 장면에서는 재준이 모태솔로인 명수를 맥스의 아빠라고 주장하고 또 어쩔수 없이 맥스의 아빠라고 하는 명수의 모습이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특종에 혈안이 된 기자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재준의 매니저 명수가 여장까지 하며 혜선인 척하는 장면은 웃음을 넘어 안쓰러움까지 들게 했다.

결국 재준은 무사히 복귀 공연을 끝마치지만, 진실을 밝혀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에서도 연극은 장명수가 신혜선에게 프러포즈하는 모습을 넣음으로써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다.

연극은 단순히 웃음을 전달하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맥스가 자신의 아빠는 거짓말 하지 않고 엄마를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재준이 아빠임을 알면서도 삼촌이라고 선을 긋고, 19년 3개월 19일 만에 재준 앞에 나타났으면서도 재준의 성공을 바라며 떠나는 혜선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연극은 모두가 행복을 찾아가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재준은 결혼을 약속한 재벌 3세 예리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들켰음에도 용서를 받았으며, 명수는 혜선과 맥스가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열렬히 구애했다.

주인공이 자신의 거짓말을 후회하며 용서를 비는 일반적인 전개가 아니라 내가 가장 행복한 것을 선택한다는 반전 결말은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관객을 무대에 올리거나 배우가 객석에서 등장하는 등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한 점도 몰입감을 높였다.

이수빈(26·울산 울주군)씨는 “연극을 자주 보러가진 않지만 런투패밀리는 꼭 보고 싶어 왔다”며 “말도 안되는 거짓말들이 갈수록 커져가면서 난장판이 되는 장면에서 간만에 정말 크게 웃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훈(34·울산 남구)씨는 “거짓말들이 쌓여가면서 상황이 점점 커지는데 그 안에서 가족 간의 진짜 사랑과 정이 묻어나오는게 재밌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극 ‘런투패밀리’는 2월23일까지 CK아트홀에서 열린다. 문의 1533·2704.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