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기관 조사받는 6번째 대통령 불명예

2025-01-16     김두수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지목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5일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처음 현직 대통령이자, 전직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민주화 이후 6번째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은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헌정 자료에 따르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5년 8월 서석재 전 장관의 ‘전직 대통령 4000억원 보유’ 발언이 나온 데 이어 10월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4000억원이 시중은행에 예치돼 있다고 폭로해 수사가 이뤄졌다.

11월1일 검찰에 출석한 그는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같은 달 16일 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으며 이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추징 2628억원이 확정됐다.

검찰은 1995년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도 소환을 통보했다.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혐의 등을 받았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2일 오전 연희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이른바 ‘골목 성명’을 발표하며 소환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이후 고향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자, 검찰은 구속한 뒤 전 전 대통령이 수용된 안양교도소에서 출장조사를 벌였다.

전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3일 구속기소 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2205억원 추징이 확정됐다.

검찰은 두 사람을 조사하는 중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 하지만 최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아 자택으로 가 조사에 나섰다. 당시 최 전 대통령은 참고인신분으로 조사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퇴임 후인 2009년 4월 대검찰청에 출석해 중앙수사부의 조사를 받았다.

재임 중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관저에 전달한 100만달러 등을 뇌물로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봉하마을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대검 청사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은 조서 검토 시간을 포함해 특별조사실에서 13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부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BBK 주가조작·횡령 의혹과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등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은 시내 모처에서 피내사자 신분의 이 전 대통령을 3시간 가량 조사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 5년가량이 흐른 2018년,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된 끝에 구속 기소됐다. 2020년 10월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후 2022년 말 사면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당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돼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첫 출석에 바로 21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