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독감 유행에 ‘피 마르는’ 혈액원

2025-01-16     정혜윤 기자
한파와 겨울방학 등으로 헌혈 참여율이 감소하는 겨울철을 맞은 가운데, 유례 없는 대규모 독감 유행으로 1~2월 사이 혈액 수급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5일 자정 기준 전국 혈액 보유 현황은 6.5일이다. 지난 1일 9.4일분의 혈액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헌혈자가 매일 감소하면서 2주 사이에 6.5일분까지 떨어졌다.

울산도 겨울철을 맞아 헌혈자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일 울산 혈액 보유 현황은 9.4일분이었지만 이날 기준 8.2일분으로 줄었다.

그나마 B형은 12일분, O형은 8.2일분으로 적정 수준의 혈액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AB형은 6.9일분, A형은 5.6일분으로 곧 ‘관심’ 단계에 접어들 정도다.

혈액 보유량이 적정 보유량(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3일분 미만은 ‘주의’, 2일분 미만은 ‘경계’, 1일분 미만은 ‘심각’ 단계로 분류된다.

저출산으로 인한 헌혈 가능인구 감소, 한파로 인한 자발적 헌혈 축소, 학교 겨울방학 등으로 겨울철 헌혈 수급난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올해는 헌혈 급감세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규모 독감 유행과 긴 설 연휴 여파로 혈액 보유량이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독감 환자는 완치되고 약 4주가 지나야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

울산 헌혈의집 관계자는 “울산도 올해 들어 매일 헌혈자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며 “매년 겨울철은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는 시기인데, 올해는 독감 유행이 심하기도 하고 설 연휴가 장기간 이어지며 여행을 가는 시민들도 많아 혈액 보유량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헌혈의 집을 방문해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는 헌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