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형 헬스장 연초부터 휴업…‘먹튀’ 우려 고조

2025-01-16     박재권 기자
울산의 한 대형 헬스장이 새해 첫날부터 갑작스럽게 휴업하고 대표가 잠적해 회원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15일 찾은 중구 옥교동의 한 헬스장. 입구에는 휴업 공지가 붙어 있고, 문은 굳게 걸어 잠긴 상태다.

공지에는 ‘센터의 재정 악화로 1일부터 약 2주간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 기간 동안 손해보신 회원들에게는 한 달간 회원권을 연장 처리해드릴 방침’이라고 적혀 있다.

또 공지와 별도로 ‘건물측과의 협상 지연으로 인해 주차 정산, 단전, 단수 우려로 1월1일부터 약 2주간 휴업을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발송했다.

공지를 본 회원들은 헬스장 대표에게 연락을 취하고자 했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어 통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헬스장이 문을 닫을 것을 우려하는 회원들은 오픈 채팅 등을 통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등 대책을 논의 중이다. 인근의 한 헬스장에 따르면 이 사태로 인해 약 200여 명이 금전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되는 피해 금액대는 다양하다. 적게는 몇 만원대부터 많게는 백여 만원에 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회원들은 헬스장에서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경찰에 고소장 접수나 민사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경찰에서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향후 고소장이 접수될 경우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헬스장측은 지난 14일 안내 문자를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안내 문자에는 ‘휴업 기간 동안 센터를 인수할 업체 3곳과 협의를 진행했고, 업체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인수를 위한 준비와 건물측과의 운영 재개 협의를 위해 부득이하게 휴업 기간을 19일까지 연장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회원들의 반응은 일단 기다려보자는 쪽과, 대표가 연락을 받지 않는 만큼 안내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특히 헬스장 이용이 가능해지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을 선납한 PT 이용권에 대한 언급은 없어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지난해 4월께 해당 헬스장에 대해 체육시설업 영업 허가를 내줬던 중구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중구 관계자는 “건물주를 통해 상황을 알아 보니 해당 헬스장이 입점 첫 달부터 월세를 못냈다고 들었다”며 “이에 건물주가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해 압류 조치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절차가 마무리에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고, 빠르면 다음 주께 헬스장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