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기부진에도 기준금리 연 3.00% 동결

2025-01-17     서정혜 기자

한국은행이 소비심리 위축 등 인하 요인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지속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16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며 통화정책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11월 들어서도 경기 침체와 성장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추가 인하를 단행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연속으로 인하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계엄·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 우려가 더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시장의 예상을 깨고 동결했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보다 12.3p나 급락했다. 팬데믹 첫해인 2020년 3월(-18.3p) 이후 가장 큰 하락폭으로 지수는 2022년 11월(86.6)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같은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금통위가 추가 인하 대신 동결을 택한 것은 최근 지속된 고환율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3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더 뛸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이후 오름폭이 커진 환율은 연말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했다. 새해 들어서도 탄핵 정국 등 여파로 1450~1470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낮아지면, 원화 평가 절하로 1500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고, 물가도 크게 오를 수 있다.

또 금통위는 오는 20일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을 앞둔 만큼 향후 미국의 관련 정책과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속도 관련 언급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2월에는 경기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