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시장 국밥골목 고질적 악취 해법 없나

2025-01-17     신동섭 기자
지난 1970년대 초반 들어선 울산 남구 신정시장은 울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시장 내 국밥골목은 서민 먹거리인 국밥집이 울산에서 가장 많이 몰려 있어 선거철만 되면 유세하는 정치인들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신정시장 국밥골목은 오수 역류로 인한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아 명성에 금이 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신정시장을 수시로 확인한 결과 국밥골목 일원에서는 때때로 고기 삶은 냄새와 다른 하수도 악취를 맡을 수 있었다. 심지어 일부 가게들은 오수가 역류해 오수받이 뚜껑을 열어두기도 했다.

남구와 신정시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신정시장의 오수 역류 및 악취는 일대의 국밥집에서 소, 돼지 등을 삶으며 나온 기름을 오수관에 그대로 버린 영향이 크다. 아무런 조치 없이 기름을 버리면 응고돼 오수관을 막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은 오수 역류 빈도가 더 잦다.

다른 전통시장과 비교하더라도 신정시장 국밥골목은 오수 역류 관련 민원이 잦은 편이다. 좁은 골목에 수십 곳의 국밥집과 음식점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신정시장 국밥골목의 오수 역류 및 악취 문제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고질적 문제다. 같은 문제가 재발하고 민원도 반복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구청에서 각종 홍보와 계도를 하지만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

상인들은 시간이 갈수록 오수 역류가 잦아진다며 근본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고기 삶은 물을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지자체가 오수관을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주장한다.

상인 A씨는 “매년 시청이나 구청이 오수관을 뚫어 줬는데, 이번 겨울에는 한 번을 안 나오더라”며 “우리도 이제는 기름을 따로 모아 처리하지만, 오수관은 계속해서 막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구는 오수관의 주기적 청소나 교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수관 교체를 위해서는 국밥골목뿐만 아니라 해당 오수관을 이용하는 인근 주택가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국밥골목을 관통하는 공공 오수관은 문제가 없고, 각 상점에서 나오는 지류 격의 오수관이 막혀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신정시장만을 위해 오수관 청소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우수관을 포함한 공공 하수관이 막힐 시, 시에서 배정받은 10억원의 하수도 특별회계 예산으로 공공 하수도를 준설한다. 남구 관계자는 “오수관을 교체하려면 국밥골목 외에 상류쪽 주택가의 협조가 필요하고, 공사를 하더라도 펌프를 통해 계속 흐르는 오수를 다른 배관으로 돌려야 해 쉽지 않다”며 “예산 또한 상인들이 자부담해야 하는 만큼 오수관이 막히지 않도록 처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