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장마에 볏짚 급감, 울산 축산농가 시름 깊어져

2025-01-17     정혜윤 기자
사료가격 폭등과 소값 하락으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가을철 잦은 비로 조사료의 원료인 볏짚 생산까지 크게 감소해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지난 2년 간 울산 관내 축산농가들에게 지원되던 지자체의 사료비 지원 사업도 종료돼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울산 울주군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지난해 9~10월 가을 장마가 심해 볏짚 생산이 거의 안 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며 “늘 주문하던 볏짚 300개를 최근에 주문했는데 생산이 부족해 50%만 제공하고, 그마저도 품질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축산 농가에서 먹이로 사용하는 조사료는 건초나 볏짚 등을 발효·숙성해서 만든다. 일반 사료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고 축산물 생산성 증대에도 효과가 좋아 조사료를 이용하는 농가들이 많다.

조사료는 호남에서 70% 이상 생산된다. 울산을 포함한 전국 일부 지역에서도 생산되는데, 지난해 가을 장마에 볏짚을 거둬들이지 못해 조사료 생산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수확 시기에 비가 계속 와 볏짚이 습기를 머금어 조사료 생산에 타격을 받았다”며 “지난해에는 한 롤당 6만8000원이던 볏짚이 올해는 절반 밖에 못 샀는데도 9만5000원에 달했다”고 사료값 부담을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는 울산 축산농가에 지원되던 ‘섬유질 배합사료 지원 사업’도 종료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울주군 두서면에 TMF(완전혼합발효사료) 사료공장이 준공된 뒤 TMF 사료를 관내 축산농가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해 경영 부담을 줄여주는 사료비 지원 사업이 실시됐다.

TMF 사료 구입시 한 포당 사료비를 지자체에서 일부 지원했는데 지난해로 사업이 종료됐다. 현재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로 진행되는 사료값 지원 사업은 없어 올해부터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내 조사료 생산 활성화 지원 정책과 함께 조사료 구입시 농가당 운송비 지원, 사료값 지원 사업 연장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우 울주군의회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료값 폭등과 소값 하락으로 축산인들의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사료 지원 사업까지 종료돼 축산농가들의 걱정이 크다”며 “축산인들의 시름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