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통구조·안전문화 개선 없인 정주환경 안바뀐다
울산의 교통환경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급할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급조된 울산은 산업단지와 주간선도로, 주거지 등이 뒤섞여 있고 화물차가 시내 중심 도로를 통과하는가 하면 산업단지로 연결돼 있는 도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광역시로 승격된 이후 외곽도로가 대폭 확충됐지만 아직도 울산의 교통은 다른 도시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도시 정주환경은 교통이 얼마나 쾌적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정비돼 있는가에 달려 있다. 무지막지한 화물차량이 시내를 통과하고 로터리에 수십미터가 넘는 덤프가 가로질러 다른 차량을 막는 이런 교통 시스템이 있다면 그 도시는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님이 분명하다. 울산시는 아직도 곳곳에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하루 빨리 제거하고 ‘살고 싶은 도시 울산’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중구는 교통문화지수가 100점 만점에 79점으로 23위를 기록, B등급을 획득해 전년(62위) 대비 40계단이나 올랐다. 그러나 나머지 구·군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남구는 77점, 42위(전년 10위)로 C등급, 동구는 77점, 39위(전년 48위)로 역시 C등급이었고, 북구는 76점, 47위(전년 32위)로 D등급, 울주군은 80점, 49위(전년 22위)로 C등급을 차지했다.
울산의 경우, 전체 차종별 사고 건수 대비 화물차 사고율이 인구가 비슷한 타 광역시도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화물차 사고율은 대전이 9.6%, 대구가 10.0%, 광주는 10.1%를 보였지만 울산은 12.3%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단지와 국도, 고속도로 진입도로가 위치해 있는 남구와 북구, 울주군에서는 화물차 교통사고가 잦고, 사망자도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울산에서는 총 466건(사망 15명)의 화물차 교통사고가 있던 것으로 집계됐으며, 울주군 137건(사망 7명), 남구 124건(사망 2명), 북구 105건(사망 4명), 중구 72건(사망 1명), 동구 28건(사망 1명)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삶이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울산은 교통구조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교통안전 의식도 낮다. 울산시는 울산지역 교통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우선적으로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