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의 컬러톡!톡!(36)]문화와 역사 속의 새해 색채
새해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이 시작은 각 문화와 역사 속에서 독특한 색채로 표현된다. 색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희망과 다짐, 변화를 상징하는 강력한 언어로 사용된다. 새해를 맞이하는 색은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며, 그 의미와 활용법은 다양하다.
동양에서는 복과 번영을 상징하는 색이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청, 적, 황, 백, 흑 오방색의 한복을 입으며 건강과 장수를 기원한다. 이 다섯 가지 색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며 새해의 균형과 화합을 나타낸다. 중국에서는 빨간색이 새해의 대표색으로 행운과 부를 상징하는데, 춘절 동안 집 안팎을 빨간색으로 장식하고, 홍바오라는 빨간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 주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서양에서는 희망과 변화를 상징하는 색이 새해를 대표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빨간색이 생명력과 열정을 나타내며 새해의 행운을 상징한다. 새해 전야에 빨간 속옷을 입는 풍습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브라질에서는 새해에 하얀 옷을 입는 전통이 있다. 흰색은 순수함과 평화를 상징하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흰색 옷을 입고 자정에 바다로 뛰어들어 일곱 개의 파도를 넘으며 소원을 비는 풍습도 있다.
새해의 색 문화는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문화의 풍요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전통적인 색채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와 개인의 취향이 새해 색채에 영향을 미친다. 매년 선정되는 팬톤의 트렌드 컬러는 전 세계적으로 새해의 심리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한다. 한 해 동안 강조되는 색은 단순히 유행을 넘어 그 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푸른 계열의 색은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노란색은 희망과 활기를 상징한다.
개인의 정체성과 감정을 반영하는 색채 선택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찾고 이를 활용해 새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색은 단순히 외모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한다.
색채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시각적 언어다. 새해의 색을 선택하는 것은 곧 희망과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2025년, 자신만의 색으로 새로운 시작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 색채 속에 담긴 꿈과 열정이 한 해 동안 빛나길 희망한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