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기후변화! 미세먼지 폭탄
전국이 영하 15℃를 밑도는 최강 한파가 지나고, 날씨 걱정에 한시름 놓나 싶었는데 이제는 미세먼지가 말썽이다.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높게 치솟은 미세먼지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좀처럼 미세먼지 걱정이 없었던 울산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상됐다.
수도권 지역으로는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이들 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를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다음날인 2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전국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가 오른 이유는 최근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 날씨가 따뜻하게 오른 대신, 대기 확산이 원활하지 못해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된 가운데, 서풍을 타고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농도가 치솟았다. 물론 겨울철 미세먼지 농도는 기상 상황에 영향이 지대하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관통하는 따뜻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 국내 대기는 안정되고, 고기압 주변으로 서풍이 강해지면서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 먼지들을 한반도에 고스란히 옮겨 놓는다. 여기에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난방 수요가 급증하며 이로인해 발생한 기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탓도 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와 고농도 일수가 지난 겨울 같은 기간보다 높을 확률이 5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원인은 대기의 흐름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일본 동쪽으로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우리나라에 남풍 또는 남서풍이 부는데, 이 역시 초미세먼지 농도 상승 요인이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는 해수면 온도상승 역시 미세먼지를 악화시킨다.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대륙의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해 미세먼지를 쓸어내는 빗자루 역할을 하는 북서풍이 약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대기질은 한반도에 국한된 국지적 기상현상에 의해서만 좌우돠는 것이 아니라 보나 넓은 지역의 기상시스템과 연관이 있다. 향후 대기질 관리에서는 오염원 배출 저감과 함께 기상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고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