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설 대목 맞은 울산 전통시장 찾았더니...“모처럼 긴 연휴 오랜만에 명절 분위기”
2025-01-24 김은정 기자
23일 찾은 울산 남구 신정상가시장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끌차로 옮겨가는 시장 상인들로 북적였다. 상인들은 늘어난 물량에 여러 차례 트럭과 가게를 오가며 물건을 옮겼다. 몇몇 가게에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한 물건들로 간판 높이까지 다다르는 물건 탑이 생겨나기도 했다.
곧이어 장바구니를 든 소비자들이 시장 곳곳에서 등장했다. 삼삼오오 모여 반찬장을 보러온 40~50대 여성 소비자부터 아내가 쥐여준 메모장을 들고 나선 50대 남성까지 다양했다.
아직 설 명절이 6일가량 남은 시점이라 사람들의 장바구니에는 육류나 생선보다 손이 많이 가는 나물과 반찬 재료 등이 주로 담겼다. 이날 나물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고사리와 도라지 등은 한 바구니(약 250g)에 4000~5000원대에 값이 형성돼 있었다. 오징어는 3마리 1만원, 조기는 1마리 1만원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유독 가격 변화가 큰 품목은 과일류다. 이날 신정상가시장에서 주먹 크기 사과 4~5개가 1만원대에 판매됐다. 배는 2~3개 1만원이다. 제수용 사과는 개당 5000~7000원의 가격을 형성했다. 이처럼 높게 형성된 제수용품 가격에 명절임에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작은 사과가 판매대 앞자리를 차지했다.
골목 입구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A씨는 “제수용 사과가 비싸다 보니 찾는 사람도 적은데 굳이 앞에 둘 필요가 있겠냐”며 “제수용 사과 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작은 사과를 사러 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졌지만, 전통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는 무거워보였다. 모처럼만의 긴 연휴로 일가족이 한곳에 모일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만난 남영희(84)씨는 “연휴가 길어서인지 자주 보기 힘들었던 딸과 친척들이 이번 명절에는 집에 온다고 해 모처럼 한 상 대접하려고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설 명절을 맞이해 체감물가 안정 및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도 이날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따로 수요 조사를 하다 보니 환급 행사에 참여하는 시장이 달라 혼란도 발생했다.
당일 국산 수산물 구매 시 구매금액의 최대 30%를 1인당 최대 2만원 한도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울산 8곳 전통시장은 △중구 구역전시장·학성새벽시장·태화종합시장·우정전통시장 △남구 신정시장·신정상가시장·수암상가시장 △동구 남목마성시장 등이다.
또 농축산물 구매 시 환급 행사를 진행하는 7곳의 울산 지역 전통시장은 △중구 태화종합시장·구역전시장·우정전통시장 △남구 수암상가시장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전하시장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 등이다.
즉 농축산물과 수산물 구매 시 모두 환급 행사가 진행되는 곳은 △중구 태화종합시장·구역전시장·우정전통시장 △남구 수암상가시장 등 4곳뿐이다.
이에 이날 신정상가시장에서 장을 본 한 시민은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한다기에 당연히 과일과 육류도 환급이 가능할 것으로 알고 왔는데 수산물로 한정돼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