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총선 거센 보수바람…통합당 4곳 승리 확실시
靑 하명수사 의혹으로 전국적 인지도 김기현 4선 성공
중구 박성민·동구 권명호·울주군 서범수 국회 첫 입성
보수정당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일부 설욕 평가
2020년 4월15일, 울산에선 보수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미래통합당은 제21대 총선 울산지역 6개 선거구 중 4곳에서 확실한 승기를, 1곳은 승리를 예감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에게 절반을 내줬던 2016년 제20대 총선이나 지방정부·의회를 내줬던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참패를 일부 설욕했다.
약진이 기대됐던 진보정당은 범진보진영의 분열과 보수세에 밀려 결국 1석을 지키지 못했다.
15일 울산 28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 4·15 총선에서 통합당 소속 중구 박성민(60) 후보, 남구을 김기현(61) 후보, 동구 권명호(59) 후보, 울주군 서범수(56)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 남구갑 이채익(64) 후보는 11시20분 현재 크게 앞서고 있어 당선권에 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상헌(65) 후보는 북구에서 개표 60% 상황에서 통합당 박대동(68)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6개 선거구 전석을 석권했던 2012년 제19대 총선 결과를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통합당은 이번 울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2018년 지방선거 참패를 일부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울산시장 출신이자 지난해 말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사건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높인 김기현 후보는 제21대 국회 지역 최다선인 4선 의원이 됐다. 이채익 후보도 내리 3선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5선 정갑윤·4선 강길부 현역의원의 용퇴 속에 치러진 중구·울주군 총선에선 박성민·서범수 후보가 당선돼 초선의원으로서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야당 현역의원과 집권여당 후보와 삼자대결을 펼친 권명호 후보도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 것이 확실하다.
북구의 경우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간 피말리는 초박빙 접전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6시15분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이상헌 후보 44.6%, 통합당 박대동 후보가 44.2%로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시 현재 개표에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통합당 울산선대위는 선거운동 기간 북구지역 중도·부동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에 밀리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 이해찬 당 대표를 북구에 투입해 막판 지지세를 끌어올렸다.
삼자대결이 펼쳐졌던 동구에선 집권여당과 진보야당이 각각 출마하면서 범진보 표심이 분산, 결국 두 후보 모두 낙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울산 총선 결과는 지난해 말 전국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했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사건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명수사 피해자를 자처하는 김기현 남을 후보는 민주당 박성진 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벌리며 당선됐고, 고위직 요구 논란에 휩싸였던 민주당 임동호 후보는 참패했다.
울산 유권자들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방정부·의회에 힘을 몰아줬지만 거의 2년이 지나도록 기존 보수세력과의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 실망감도 이번 총선에서 일부 표출됐다는 시각과 함께 인물론에서 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