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어린이 안전사고 능동적 대처 교육도 중요하다
최근 들어 어린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곤 한다. 특히 학교 주변 스쿨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지진과 태풍, 화재 등으로 인한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의 발달 수준과 환경에 어울리는 현장안전체험을 통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고 발생 시 대처 요령을 익혀 재난으로부터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안전의식 고취와 안전 생활화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안전체험관’이다.
울산 지역에도 여러 곳에서 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남구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울산 남구 행복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개관 이후 많은 아이들이 체험관에서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을 체험하며 몸으로 배워가고 있다.
내가 봉사를 하고 있는 곳이 바로 안전체험관이다. 직장을 퇴직하고, 올해로 4년째 행복안전체험관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 아침 10시가 가까워지면 창밖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오늘은 또 어떤 어린 친구들이 오려나? 하고 창밖을 내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사이 하나둘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려 체험관으로 들어서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망울로 낯선 공간을 이리저리 살피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수업 전 다 같이 인사를 하고 체험 일정을 소개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어느덧 귀 기울이며, 조금씩 적응해 간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순서에 따라 아이들은 다양한 안전 대처 체험을 하게 된다.
가장 먼저 지진체험장에서는 지진 강도에 따라 땅이 마구 흔들리고 주변 건물이나 진열된 물건, 간판까지 떨어지는 체험을 하며 아이들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현상에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지진 시뮬레이션 체험과 지진이 발생했을 때 행동 요령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어 심폐소생술 방으로 이동한 아이들은 누워 있는 애니를 보며 겁에 질려 엄마 품을 파고드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겁에 질린 모습도 잠시 고사리손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며 위급한 상황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잠시 진정한 아이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예절을 배우고, 2층으로 올라가 건널목 건너기와 버스 체험, 자전거 체험을 마칠 때쯤이면 어느새 익숙한 듯 즐거운 모습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화재안전체험이다. 화재안전체험장에선 소방복을 입고 남구의 상징인 귀여운 장생이를 배경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해 주며, 아이들과 부모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어난다.
이어 소화기 사용법에 대해서도 배운다. 소화기로 불을 끄는 체험과 연기체험, 완강기 체험, 원통형 미끄럼틀 체험까지 일련의 과정이 모두 끝나면 아이들은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한 번 더’를 외칠 때도 있다.
아이들이 외치는 진정성 있는 외침은 봉사를 지속해서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복잡한 도시에서 지진과 화재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에서 점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대에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보호하고, 사고 예방에 작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원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더없이 행복하다. 앞으로도 남구 행복안전체험관에서 안전한 우리 아이들의 웃음을 계속해서 보고 싶다.
진행희 울산 남구행복안전체험관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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