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왕 작가, 붓 잡은지 45년만에 첫 개인전

2025-02-04     권지혜 기자

울산 토박이로 한국화, 문인화, 서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찬샘 엄주왕(64·사진) 작가가 45년 만에 첫번째 개인전을 마련한다.

엄 작가는 5일부터 11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1전시장에서 ‘제1회 엄주왕 먹그림전’을 개최한다. 한국화 40~50여점, 서예 10여점을 포함한 문인화 30~40여점 등 총 80여점을 선보인다.

엄 작가는 “평생 개인전을 안하려고 했는데 가족들과 스승인 남중모 선생 등이 후대에 귀감이 될 수 있는 기록을 남기길 적극적으로 권해 붓을 잡은지 45년 만에 첫번째 개인전을 열게 됐다”며 “아주 뜻 깊고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엄 작가는 초대전 등에만 150여회 참여하며 후학을 양성해왔다.

엄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소와 태극Ⅰ·Ⅱ’ ‘주상절리’ ‘금강불괴(金剛不壞)Ⅰ’가 있다.

그는 “내가 소띠인 만큼 부귀를 상징하는 온순한 소를 2마리 그렸다. 암소의 경우 태극 문양 부채를 앞에, 황소는 뒤에 그렸다”며 “울적할때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는 주상절리와 암울한 코로나 시기 어떤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는 금강역사의 우직함과 강인함을 가진 금강불괴 작품도 애정이 간다”고 설명했다.

엄 작가의 이번 전시는 보통 한 장르만 선보이는 다른 전시와 달리 한국화, 문인화,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총망라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엄 작가는 고전을 지키면서 독창적이고 세밀하게 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섬세한 선으로 세밀하게 그리는 북종화, 먹을 활용해 굵은 선으로 그리는 남종화, 도끼로 나무를 벤 것처럼 붓을 콕 찍어 옆으로 끄는 부벽준, 점을 계속 찍는 점준 등 다양한 한국화 기법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1961년생인 엄 작가는 울산초, 울산제일중, 학성고, 울산대를 졸업한 울산 토박이로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붓을 잡았다. 붓글씨와 분재수석을 한 아버지(송석 엄영걸 선생)의 영향도 크다.

엄 작가는 갈수록 한국화와 문인화를 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이 본인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리고 너무 쉬운 쪽으로만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전통적인 화법과 생동감 넘치는 기법 등으로 꾸준하게 작업하며 후학들도 양성하고 재능기부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엄주왕 작가는 현재 울산문인화협회 회장, 울산미술협회 이사 및 운영위원, 덕양춘포장학재단 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북구 창평동에서 찬샘먹그림집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문의 261·6764.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