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트램 2호선 삐걱…‘도시철도’ 희망고문 중단해야
울산시 도시철도 트램 2호선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선정 대상에서 또다시 탈락했다. 도시철도 2호선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북구 북울산역에서 남구 야음 사거리를 연결하는 남북축 노선(13.69km)으로, 앞서 지난 2020년에도 ‘시급성 부족’ 등의 이유로 한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예타 탈락으로 도시철도 3호선(북구 효문-동구 일산)과 4호선(남구 신복로터리-중구 복산성당) 사업 역시 연쇄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고의 부자도시’인데도 특·광역시 중 유이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광역시 주민들에겐 ‘도시철도’라는 이름의 희망고문이 시작된 셈이다.
울산시의 경제성 분석 결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은 경제성 값 0.970으로, 1호선보다 경제성이 높게 나타나 기재부의 예타 대상 사업 선정이 무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사업 노선이 북구-중구-남구 도심을 연결해 투자 비용 대비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본조사로 가는 첫 관문에서 좌초됐다. 이로써 천신만고 끝에 사업이 추진 중인 도시 철도 1호선에 이어 2호선 사업 또한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의 예타 선정 불발로 조만간 도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 북구와 중구 주민들 실망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한다. 이에 시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인 만큼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상반기 중 예타 대상 사업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긴축 재정 운영 기조, 지역 간 형평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다면 울산의 도시철도 사업은 당분간 남구 도심에서만 운행하는 1호선 노선만 개통하게 되어 반쪽짜리 사업에 그칠 우려가 커지게 된다. 이는 지역 간 교통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선택지를 제한하며, 도시 전체의 교통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울산 도시 철도망 구축은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높여 살기 좋은 정주 환경을 제공하고 인구와 기업 유치 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산업수도를 자임하는 울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도시철도가 필요하다. 수소 전기 트램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소도시로 도약하려는 울산의 위대한 도전이 멈춰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