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변화하는 시대, 정부 정책을 잘 활용하는 것도 경쟁력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경기 흐름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뷰카시대(VUCA) 답게 국내외 경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올해 역시 녹록지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둔화되어 GDP는 1.8% 성장에 그치고, 경상수지 흑자 폭도 작년 90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한다. 수출은 반도체 등 주력업종 경쟁 심화, 미국 통상정책 전환 등으로 증가세가 약화되고, 내수는 고물가·고금리 완화 등으로 소비·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개선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 경기 전망하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민생경제의 활력을 촉진하는 한편, 신산업 출현 가속화, 신통상 질서 변화, 인구구조 급변 등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년도 업무계획에 ‘활기 도는 민생경제, 도약하는 중소기업’의 비전 아래 ‘민생경제 활력회복’ ‘혁신과 스케일업’, ‘선제적 미래대응’이란 3대 목표를 설정하고 9개 분야의 핵심과제를 마련한 바 있다.
첫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당면한 경영충격 완화와 내수촉진을 견인하기 위한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뒷받침한다.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부담 경감을 위해 정책자금 상환연장 시, 경영애로 판단기준이 되는 다중채무·매출감소 요건 등을 폭넓게 인정한다. 또한 지역신보의 전환보증 공급 규모를 8조원으로 확대하고, 대환대출 지원 대상에 햇살론과 같은 정책 보증부대출도 추가한다.
고환율 대응을 위해 수출입 기업에 긴급경영안정 자금 등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무역보험·보증 가입도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인정한다. 벤처투자시장의 신속한 활력 회복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1분기에 시행하여 신규 벤처펀드 1.9조 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 신산업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DX·AX 등을 통한 제조혁신 가속화 및 스케일업을 촉진한다. 먼저, 약 1700개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정자동화, 지능화, 자율화 등 디지털 전환으로의 제조혁신을 가속화한다. AI 제조혁신을 위해 ‘제조데이터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가칭 ‘중소기업 AI확산법’ 및 ‘스마트제조산업 육성법’ 제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신산업을 선도하는 첨단 스타트업도 1000개 사를 집중 육성하는 한편,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등 10대 초격차 분야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해 사업화, 상장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미래대응’ 정책도 시행한다. 대외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고부가가치 테크서비스 기업 전용 수출바우처를 신설하고, 해외의 기술 수요기업과 매칭·거래를 지원하는 ‘글로벌 스마트 테크브릿지’ 플랫폼을 본격 운영한다.
지역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4300억 원 규모의 ‘레전드 50+ 2.0‘을 추진하여 지자체가 기획한 지역특화 프로젝트에 자금·수출·R&D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M&A형 3자 승계지원 제도’ 도입 등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가칭 ‘기업승계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정책들이 한시가 급한 정책수요자에게 적기에 지원 가능토록 신속집행체계도 마련했다. 1분기 내 예산의 50%, 상반기 내 75% 이상을 조기 집행한다. 또한, 지원사업 공고도 전년보다 1~2개월 앞당기고, 현장소통 강화를 위해 각 지방청별로 산업단지, 협·단체 등에 찾아가는 시책설명회도 전년보다 대폭 확대 시행 중이다.
기회는 찾는 이의 몫이다. 생존을 넘어 도약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정책이라는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CES 2025에 참여한 중소벤처기업 127개 사가 총 131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들 중 86%인 110개 사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을 수행한 기업들이다. 복합위기가 심화되는 국면 속에서 정부 지원정책들을 레버리지 삼아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