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의 反求諸己(101)]만족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2025-02-07     경상일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이 발전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그 욕심이 지나치면 화가 되기도 한다. 한비자는 욕심을 적극적으로 부리게 되면 사람을 꼬드겨 간악한 일을 하도록 만들고, 욕심을 소극적으로 부리면 선한 사람에게 화를 입히게 된다고 했다.

노자는 “만족을 모르는 것이 최대의 화근이다”라고 했다. 사람은 만족을 모르기에 끝없는 욕심으로 자신을 망치고 남도 망치게 한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상황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사람이 욕심에 얽매이게 되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마음이 평정하지 못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흐려진 판단으로 내린 결정은 우선은 나를 이롭게 할 수도 있겠지만, 끝내는 나를 망치게 한다. 나만 망치면 그나마 다행인데, 남을 해치게도 한다. 한비자는 사람이 만족해야 할 때 만족하고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을 ‘도’라고 보았다. 세상에 도가 행해지면 세상은 조용해지고 위급이나 우환도 없어진다고 했다. 노자는 이러한 상황을 “빠른 말을 달리게 할 필요가 없고 논밭 가는데 이용할 따름”이라고 했다.

만족함을 안다는 것은 욕심을 부려야 할 때와 더 이상 부리지 말아야 할 때의 경계를 안다는 것이다. 그 경계는 지금의 내가 여기서 더 할 수 있느냐와 더 함으로써 주어지는 것들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경계를 넘어선 욕심은 과욕이다. 한비자는 과욕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고 했다. 역사는 과욕을 부린 사람이 화를 당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여주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과욕 때문에 화를 당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만족해야 할 때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 나아가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화가 많은 사회이다.

사람은 만족할 때 행복하고 만족하지 못할 때 불행하다. 그런데 만족은 거기서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 준비하라는 뜻이다. 지금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 나, 더 욕심을 부려도 되는 나를 만들라는 것이다. 결국 더 큰 욕심을 부리려면 욕심의 크기만큼의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욕심만 부리면 끝내는 나를 해치고 남에게 화를 끼치게 될 것이다.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 한비자, ‘유로’)’.

송철호 한국지역문화연구원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