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14)]경험은 가장 강력한 스승
지난달 필자는 지인의 초대로 한 모임에 참석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60·70대의 노년층이었다. 울산시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운영중인 울산전문경력인사(NCN) 지원센터에 소속된 전문위원들이다. 단상 정면에 붙여진 ‘울산 산업 네트워크 포럼’(사진) 이라는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이 모임의 구성원들은 대기업 공장장과 연구소 연구원, 대학교수, 공무원 등 전문직으로 근무했던 분들이다. 울산의 산업 근대화를 이끈 산업 역군들이다. NCN에는 250명의 전문위원들이 5대 분과(경영지원, 기술생산지원, 산업안전, 에너지환경, QR&D)에서 활동중이다. 이들은 화학, 조선, 에너지, 자동차 분야의 전문경력을 갖고 있는데 축적된 현장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중소기업 기술조언(컨설팅) 20개사, 전문위원 역량강화 교육 12회, 사업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킹 84회, 조언(컨설팅) 수요조사 71건을 지원했다. 특히 기술지원에 대한 수혜기업 만족도 조사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 사회에는 베이붐 세대의 은퇴가 늘어나면서 퇴직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는 여전히 젊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기업체마다 애를 먹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년을 65세까지로 늘리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또한 현행 65세로 굳어진 노인 연령 기준을 싱향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 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적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NCN과 같은 전문가 집단을 산업계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지 자문에만 그칠것이 아니라 수십년간 쌓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이들을 산업 현장에 재투입한다면 부족한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날 ‘울산 산업 네트워크 포럼’에서 만난 한 퇴직자의 간절한 하소연이 귓가에 맴돈다.
그는 “비록 은퇴를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장에서 다시 일을 하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험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스승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얻은 지혜와 노하우를 후손들에게 전하는 것은 기술 이상의 가치를 전수하는 일일 것이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