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일과 전후 돌봄전담, 학교안 또 하나의 학교

2025-02-11     이다예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생들이 함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발로 뛰는 늘봄·교무행정실무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는 3월 개학과 동시에 정규직 근무를 앞둔 울산 중구 옥성초등학교 한채은 늘봄·교무행정실무사가 10일 이 같이 다짐했다.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한 옥성초에서 늘봄학교 전담 인력으로 일한 한 실무사는 올해 교육공무직 공개경쟁시험에서 늘봄·교무행정실무사 직종에 최종 합격했다.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을 하나로 통합하고, 학교와 지역 사회의 풍부한 교육자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즉 학교 안 또 하나의 학교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 실무사의 일과는 오전 8시 출근과 동시에 아침늘봄운영 교실로 향해 강사와 함께 학생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일 간식을 꼼꼼히 검수하고 보존식을 관리한다. 이어 아침늘봄 프로그램이 끝나는 오전 9시까지 학생들의 안전한 활동을 지원한다. 이후에는 운영일지 정리, 강사비 품의, 아이들 활동사진 정리 등 행정 업무를 처리한다.

오후에는 방과후학교 교실을 돌며 학생들의 수업 진행 상황과 수업 참여 상태를 확인한다. 방과후프로그램 참여 전 틈새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숙제 지도와 다양한 학습활동도 지원한다. 오후 5시 학생들의 하교 지원이 끝나면 비로소 일과도 마무리된다.

한 실무사는 학생들의 개별적인 성장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각 학생의 필요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혼자서 외투 단추도 제대로 잠그지 못했던 학생들이 2학기 교육 성과발표회에서 완벽한 화음을 선보이며 합창 공연을 펼칠 만큼 성장하도록 이끌었다.

입학 당시 한국어는 ‘안녕하세요’만 알고, 소극적이던 한 이주배경 학생은 몇 개월 만에 옥성초 늘봄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는 늘봄학교에서 실무사의 역할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실제 옥성초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늘봄학교 2학기 만족도 조사에서 93%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한 실무사는 “맞벌이 가정 학부모가 ‘아침늘봄 프로그램 덕분에 자녀가 혼자 집에 있을 걱정에서 벗어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해주셨을 때 실무사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늘봄학교를 초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확대 운영한다. 초등학교 3~4곳당 늘봄학교 관리자인 늘봄지원실장이 1명씩 배치된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