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동 폐기숙사 폐가 탐방지로 부상…사고 우려

2025-02-11     김은정 기자
울산 동구 서부동에 있는 한 성당 폐기숙사 건물이 최근 폐가 탐방용 사진 스팟으로 급부상하면서 화재 위험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현대백화점 울산동구점 맞은 편에 위치한 성바오로성당 주변에는 나무로 덮인 폐건물 1동이 들어서 있다. 건물 출입구는 막혀 있지만, 출입구와 창문 유리창이 깨져 있어 내부로 진입이 가능했다.

건물 안에는 언제부터 사용한 건지 알 수 없는 문서들이 쌓여 있었고, 측면 계단 아래에는 밖으로 흘러나온 쓰레기봉투가 놓여 있었다. 건물로 들어오는 길목부터 건물 전체를 담쟁이덩굴과 이름 모를 풀이 뒤덮고 있어 건물의 형체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을 정도였다.

성당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울산대학교병원의 전신인 해성병원 개원 당시 병원과 청운고등학교 등에 배정된 수녀들의 기숙사로 운영되던 건물이다. 정확한 폐쇄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파견된 수녀들이 성당을 떠난 뒤로 최소 10년 이상 방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건물의 앞마당만 인근 울산대학교 병원 직원들이 직원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건물이 있는 1725㎡ 규모 토지의 소유주는 경기도에 본사를 둔 한 조선해양 업체다.

문제는 최근 SNS 등을 통해 해당 건물이 폐가 탐방용 사진 스팟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저녁이나 밤에 찍으면 분위기 끝내줄 듯’ ‘같이 저녁에 탐방하실 분’ 등의 게시물과 댓글 등이 게시됐다.

앞서 지난달 14일 북구의 한 폐아파트 건물에서 폐가 체험을 하던 20대들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이곳 역시 화재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특히 해당 부지는 숲에 둘러싸여 있어 밤 늦게 불이 나면 쉽게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울산대학교 병원이 있어 자칫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토지 소유업체 관계자는 “건물 철거나 재건축 등의 구체적인 조치는 계획 중인 것이 없다”며 “부지를 사용하고 있는 울산대학교 병원 측이 매일 저녁 순찰을 도는 등 안전성 위험에 대한 조치는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