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방산 협력 강화…조선업 ‘퀀텀점프’할 호기 맞나

2025-02-13     경상일보

울산 조선업계가 트럼프발 관세전쟁 장벽을 넘어 퀀텀점프 할 호기를 맞이했다. 글로벌 물동량 회복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이어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한미 ‘조선+방산’ 협력 강화라는 호재에 올라탄 모양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울산의 눈물’로 분루를 삼켰던 울산 조선업계로선 ‘신조’와 ‘방산’이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르네상스를 맞이한 울산 조선업계의 뱃고동 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11일 미국 의회에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국가 중 첨단 해군 함정을 미국보다 저렴하게 건조할 역량을 보유한 국가에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안이 발의됐다. 미 의회에선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한국,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발의된 법안이다. 해당 조건을 충족한 국가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뿐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글로벌 조선 탑티어인 한국 조선업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대감에 국내 증시에서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업체와 방산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 해군의 MRO(유지, 보수, 운영) 사업 진출에 이어 미 해군 함정 건조시 실적 성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미 해군의 MRO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 장기적으로는 1600조원에 달하는 방산시장이 열려있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또 미 해군이 준비태세를 유지하려면 함정 60정 가량을 추가 건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척에 조단위의 건조비용이 드는 함정을 수주하고, 향후 MRO까지 수주한다면, 탄탄대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조선메카’ 울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실업률 상승과 인구 유출 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동구 지역은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돼 세차례 연장될 정도로 침체와 고통을 겪어야 했다. 당시 스웨덴 조선업 쇠락을 상징하는 ‘말뫼의 눈물’에 빗대어 ‘울산의 눈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럴●일 수록 조선업계는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자율운항 선박 등 초격차 기술개발과 전문 조선인력 양성 등 경쟁력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변화와 혁신 없이는 ‘업황 슈퍼사이클’의 과실도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