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55)아버님 날 낳으시고-주세붕(1495~1554)

2025-02-14     차형석 기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는 부모 은혜

아혜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 곧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을까
이 하늘 같은 가없는 은혜 어찌하여 갚사오리 〈오륜가(五倫歌)>

 

인류는 600만년 전에 아프리카 밀림에서 초원으로 걸어 나왔다. 나무에 매달렸던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나무가 없는 초원으로 나오고 보니 멀리 확 트인 들판을 바라보는 경이로움에 놀랐을 것이다. 허리를 펴고 저 멀리 처다보며 뚜벅뚜벅 두 발로 걸어 나온 이후 인류의 고행은 시작되었다. 한 치 앞이 모두가 밀림에서와는 달리 온몸이 노출되어 그 무엇도 자신을 가려주지 않아 상대인 적에게 노출되니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도록 직립보행은 더욱 확실해야 했던 것이다.

자신의 보호를 위해 더 나은 곳을 찾아 헤매다가 히말리야 설산을 넘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건너 또 천산산맥을 넘어 여기까지 지금 우리를 데려다 놓은 것이다. 또 한 무리는 캄차카반도를 지나 알래스카를 건너 아메리카로 더 먼 여정을 택하였지. 어떤 집단은 서쪽으로, 또 어떤 이웃은 아라비아 사막을 건너 해안선을 따라 살길을 찾아 나섰겠다. 인류 조상들의 험난한 여정에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나 저제나 어버이의 삶은 눈물겹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새끼 치고 사는 동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도 마찬가지다. 생식의 본능에 동반되는 양육의 책임까지 지고, 재앙과 재해 속에서도 멸종의 위기를 이겨내고 21세기 여기까지 달러온 것이다.

모든 동물에서 생식은 본능이지만 효도는 그러하지 않다. 그건 교육으로 깨우침으로 실천하는 자식된 자의 도리일 뿐이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다른 짐승과는 다르다. 반포지효(反哺之孝)를 실천하기에 인간이다.

정월대보름이 지나면 머슴도 울고 며느리는 문설주 잡고 운다고 했다. 본격 농사철이 다가오니 일이 무서워서 그랬을 것이다. 마음 다잡아서 하는 일에 매진할 때다. 일이 보배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한분옥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