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축소 울산 도심도 못비켜가

2025-02-14     오상민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수 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 및 비용 효율화에만 매몰돼 금융취약계층을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찾은 KB국민은행 울산 삼산점. 입구에는 오는 3월10일부터 삼산점이 울산종합금융센터와 영업점을 통합·이전한다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국민은행은 다음달까지 삼산점을 포함해 지방 5곳과 수도권 23곳 등 28곳의 점포의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영업점들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울산지역에 위치한 시중·지방은행 점포는 출장소를 포함해 84곳이다. 2020년 동기(96곳)와 비교했을 때 12곳(-14.2%)이 문을 닫았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4곳, 하나은행 3곳, 대구은행 2곳 등이 문을 닫은 반면, 경남은행은 1곳이 다시 점포를 냈다.

가파른 영업점 감소 이유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은행 업무의 80% 이상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영업점의 역할이 축소돼 일부 대출 업무를 제외하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들은 비용 효율성 강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개발 등 무형자산에 1조5579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이같은 금융권 디지털화가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만난 홍제호(75)씨는 “예전에는 집 근처 곳곳에 은행이 있어 편리했다”면서도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은행 업무를 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교육과 함께 노인 친화적 금융 서비스의 개발, 이동식 은행 서비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와 탈울산화가 진행되며 은행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점포 폐쇄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평가 기능을 균형있게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면서도,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등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