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가산단 공업용수 확보 ‘난항’

2025-02-14     석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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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산업단지 확장에 나선 가운데, 향후 본격화될 공업용수 부족 사태의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근간인 산단의 구조 고도화와도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공업용수 공급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울산미포국가산단 부곡·용연지구 산업용지는 SK가스와 울산GPS, SK지오센트릭 등이 분양받았다.

전체 면적은 61만5798㎡며 공정률은 97%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준공 예정이었지만, SK가스 진출입로 변경과 SK 울산GPS 공업용수 관로 매설 등의 영향으로 준공 시점이 올해 말로 연기됐다.

현재 부곡·용연지구를 포함한 울산미포산단 내 기업들은 낙동강 계통과 대암댐 계통의 공업용수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만 하루 평균 10만t의 공업용수를 소비하고 있는데, 가뭄이 심해진 2017년 이후 낙동강 의존도가 높아졌다.

문제는 낙동강 원수의 수질이 악화될 경우, 불순물 제거 및 이온 처리가 지연되면서 공장 가동률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낙동강 원수를 사업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추가 가압장 설치가 필요하지만, 국비 확보에만 8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인 대안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곡·용연지구 내 SK 울산GPS를 비롯해 여러 기업들이 가동을 준비 중인 가운데, 향후 공업용수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산업단지 준공 이후에도 생산시설 증설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공급난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자체적인 공업용수 공급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장 부지 내 물 저장시설 및 관로 추가 설치에 따른 공간적 한계와 비용 부담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SK가스는 선제적으로 자체 가압장 추가 설치를 진행 중이다.

시는 공업용수 문제 해결을 위해 용연하수처리장에서 해양으로 방류하던 하수를 재처리해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 특수목적법인이 나서 부곡·용연지구에 약 1600억원을 들여 한화종합화학(주), 한화솔루션(주), SK종합화학(주), SKPIC글로벌(주), 효성화학(주), 롯데이네오스화학(주), 코리아PTG(주), 울산GPS(주) 등 10개 업체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사업을 철회한 것이다.

사후 방류되는 하수의 처리에 대한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원만하지 못했고, 시설 구축 등 사전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을 재이용하기 위해 10만t을 재처리하면 6만t가량은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4만t을 방류하기 위해서는 방류 기준에 맞춰 정화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그 비용이 부담인 것이다.

이 때문에 물 재이용시설 소유자, 관리자, 재처리수 수급자에 대한 하수도요금 감면 등 행정적 지원 요구도 있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말 시와 울산도시공사가 해당부지 재분양에 나섰고, 세번째 사업자를 만났다.

부곡용연지구 조성사업 시행자인 울산도시공사는 민간 투자기업과 행정간 소통과 협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울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산업단지에서 안정적인 용수 확보를 위해 공업용수 재이용, 대체 수자원 발굴 등 지속 가능한 물 공급 대안이 필요하다”면서 “행정과 기업간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