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호수공원 소공연장 소음민원 딜레마

2025-02-18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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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선암호수공원에 조성된 ‘소공연장’ 사용을 놓고 주민들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공원에서 조용히 산책을 즐기러 온 시민들의 휴식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용자들이 많고 거리예술 활성화 측면도 있는 만큼 남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7일 찾은 선암호수공원 내 주차장 인근에는 소공연장이 조성돼 있다. 남구가 지난 2016년 ‘거리음악회’ 활성화를 통한 공연 인프라 확대를 목적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장생포, 울산대공원, 왕생로 등 관내 7곳에 이런 공연장이 조성돼 있다.

문제는 해마다 소음 등 민원 신고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인근 주민인 A씨는 “집에 있거나 공원 산책을 할 때마다 시끄러운 버스킹 공연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시끄러운 도심에서 잠깐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공원을 찾는데, 트로트부터 시끄러운 음향 소리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선암호수공원 홈페이지에도 ‘버스킹 허가를 없애 달라’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공원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버스킹존이 아니라 동네 노래방이 됐다”며 “휴일에도 낮부터 이어지는 음악 소리에 피곤하다. 허가를 받은 단체만 공연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라도 생기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남구는 선암호수공원 소공연장의 이용이 많은 만큼 즉각적인 폐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선암호수공원 소공연장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 말까지 총 103건의 공연이 진행됐다. 특히 11월 한 달 동안만 27건에 달하는 예약이 진행되기도 하는 등 일반인부터 관내 동호회 단체들의 이용이 높은 편이다.

남구는 당초 평일·주말 모두 버스킹 공연을 열었지만 소음 민원이 매년 이어지자 지난 2022년부터 운영 규정을 변경했다. 현재는 주말·공휴일은 사용이 불가하며 평일 오후 1시와 3시, 공연 시간은 1시간으로 규정해두고 있다.

소공연장 사용을 위해서는 홈페이지 예약이 필수며, 예약 시에도 ‘공연 및 준비로 인한 소음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계도에도 단속이 비는 시간대인 공휴일이나 주말에 무허가 공연을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남구는 보다 강화된 순찰로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남구 관계자는 “주말에도 사용을 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다만 최근 무허가로 공연을 진행해 소음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는 만큼, 구청과 관리자의 불시 단속을 통해 적극적인 계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