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기의 울산 석유화학…‘샤힌 프로젝트’ 돌파구 되나

2025-02-19     경상일보

울산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중동의 COTC(정유·석유화학 통합 시설) 증설 등으로 구조적인 업황 불황의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2028년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 과잉 규모가 국내 석유화학 설비의 5배인 6100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자산 매각, 경영 효율성 제고, 사업 개편 등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업황 불황 위기 앞에서는 출구 전략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OIL이 온산국가산업단지 울산컴플렉스 인접 부지에 조성 중인 ‘샤힌 프로젝트’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인 9조 원을 들여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시설), 저장설비 등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원유에서 생산하는 나프타 수율을 기존 대비 3∼4배 높여 원가 경쟁력과 에너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신공법(TC2C)이 적용된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이다. 이 회사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기초유분을 생산해 지역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에 배관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샤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완벽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경쟁력 있는 석유화학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관련 다운스트림 기업이 운송비 부담 없이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경우 근원적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SK케미칼도 최근 울산공장에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해중합’ 설비(RIC)를 구축한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로 바꾸는 해중합 기술을 적용해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이 회사는 울산공장에 순환 재활용 원료와 소재를 잇는 논스톱 연구·생산 체계를 구축, 미래 성장동력 확보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은 자동차와 함께 울산 산업과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진다“는 말처럼, 울산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여명을 맞이하려면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변화와 혁신에 해답이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서로 협력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