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수업 조작‘꼼수’에 출결관리 비상
이어듣기 반복…매크로 이용 자동듣기…강의 듣는 녹화화면 틀기…
2020-04-19 김현주
교육청이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EBS 온라인 수업 시스템 보강에 나서는 등 출결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김모(17·울산 남구)양은 최근 한 SNS를 통해 EBS온라인 강의를 다 듣지 않고도 강의를 들은 것처럼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접했다. 공유되는 방법은 2~3가지로, 강의를 재생하던 도중 멈추고 다시 클릭해 ‘이어듣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 강의가 완료되는 방법과 강의를 자동으로 들을 수 있는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의 경우 코딩을 배운 학생들이라면 쉽게 프로그램을 변경해 악용할 수 있는 소지가 높다.
김양은 “어차피 수업을 들어야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 ‘꼼수’를 이용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아이들 사이에서 심심치않게 꼼수 방법을 메신저를 통해 주고 받는다.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도 질문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대학생을 위한 ‘대면 강의 꼼수’도 있다. 핸드폰 카메라로 미리 자신이 강의를 듣는 모습을 녹화한 뒤 노트북 카메라에 핸드폰 화면이 비치도록 핸드폰을 배치해놓고 녹화 화면을 재생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교수가 학생에게 직접 말을 걸지 않는 이상 핸드폰 녹화화면을 틀어둔건지 아니면 진짜로 강의를 듣고 있는지 구분이 불가능하다.
또 한 SNS에는 학부모가 자녀를 학원에 보낸 뒤 카페에서 대신 EBS 수업을 듣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글이 올라와 우려했던 학부모 대리 수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꼼수를 이용해 수업을 피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부는 뒤늦게 부랴부랴 프로그램 긴급 보완 작업 등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주말 동안 EBS와 함께 프로그램 보완작업을 시행한 뒤 이번주 중에 꼼수 수강 예방을 위한 기술 조치 내용과 대책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다만 교육부는 프로그램을 막더라도 여전히 학생들이 어떤 꼼수를 찾아낼지 모르는 만큼 현장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조작을 막기 위해 학생과의 활발한 소통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또 매크로 등을 이용한 프로그램 조작의 경우 완료가 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론 미이수 처리가 될 수 있으니 성실히 수업에 임해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