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 이산화탄소 원천분리 기술 개발
2025-02-21 석현주 기자
울산 남구에 설치된 플랜트에서 이뤄진 이번 실증에서 전력 생산용 증기의 상용화 가능성까지 확인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류호정 기후변화연구본부 CCS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한국전력공사전력연구원 등 공동연구개발기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매체순환연소(CLC) 기술을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가스 발전 과정에서 연료가 연소되면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 질소와 혼합된다.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려면 분리 및 포집 시설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별도의 분리설비 없이 이산화탄소를 원천 분리할 수 있는 ‘매체순환연소(CLC)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연료가 공기와 직접 반응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CLC 기술은 연료와 순수한 산소만 만나게 만든다.
이산화탄소와 질소 혼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연소 후 별도 분리과정 없이 순수한 이산화탄소만 포집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23년 세계 최대 규모인 3㎿th(메가와트열)급의 파일럿 플랜트(시험 공장)를 울산에 구축해 CLC 기술 실증에 나섰다. 300시간 동안 중단 없이 플랜트를 운전한 결과 이산화탄소가 96% 이상 분리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기존 세계 최고 기록인 94%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실증 성공과 함께 상용화 가능성도 열었다. 연구팀은 CLC 기술을 이용해 발전에 필요한 증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연합, 중국, 미국 등이 CLC 기술 실증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증기 생산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연구팀은 CLC 기술의 경제성 분석을 통해 기존 100㎿급 천연가스 발전 대비 연간 144억원의 운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발전효율은 4% 증가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은 30% 절감되며 연간 15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포집까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류호정 책임연구원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매체순환연소 기술처럼 신기술을 적용한 가스발전소 신설 및 운영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을 지속 발전시키고 실증해 차세대 발전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