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 둔화에 ‘새 일자리’ 격감…벼랑 끝에 선 고용 시장
지난해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에서 신규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 신규채용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으며, 건설업과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에서도 신규채용 비중도 줄줄이 하락했다. 신규 채용 비중은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고용 시장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중 신규채용 일자리 비중은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 분야 신규채용 일자리가 19.9%로 내려왔다. 제조업 신규채용 비중이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3분기가 처음이다.
연령별로 청년층인 20대 이하(48.0%)와 30대(23.8%)를 포함해 모든 연령대에서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규 채용 일자리는 해당 분기에 이직·퇴직이 발생했거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신규로 채용된 근로자가 점유한 일자리를 뜻한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새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울산의 상황도 심각하다.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성장 정체로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정체되고 있고, 이 때문에 청년과 여성층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이나 동남권·대경권 등지로 떠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의 연간 실업률은 3.7%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으며, 실업자는 1년 전보다 8.4% 증가했다. 특히 청년실업률(15~29세)의 경우 3분기 9.5%, 4분기 7.7%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신규 채용 감소는 단순히 일자리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경제의 활력 저하와 미래 성장 동력 약화를 의미한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그만큼 투자와 생산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신규 채용 감소는 고용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울산시와 지자체, 기업은 신규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청년층을 비롯한 연령별 맞춤형 고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청년층에게는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중장년층에게는 재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차전지, 미래차, 수소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과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비스업 산업을 육성해 산업 전반의 고용창출력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