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현실화땐 울산 초비상

2025-02-24     석현주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다시 언급하면서 산업도시 울산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울산은 자동차 산업이 주력 수출 품목이며,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수출액은 88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중 자동차 수출액은 274억 달러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은 55%에 달하며, 이는 전체 울산 수출액의 17%, 대미 수출액(234억 달러) 중 6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 수출 경쟁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수입 관세 부과를 재언급하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현실화되면 울산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최대 자동차 생산 공장을 보유한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부품 제조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역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는 “자동차 부품에 직접적인 관세 부과 발표는 없었지만, 완성차 관세가 부과되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조지아, 앨라배마 공장에서 연간 판매량의 60%를 조달하고 있지만, 나머지 40%는 한국과 멕시코 등에서 수입해 관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까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응해 현대차는 미국 내 조지아 전기차 공장(HMGMA)의 일부 라인을 하이브리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모든 하이브리드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관세 부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국내 사업장인 울산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가운데 대미 수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현대차 울산공장의 수출 물량 생산을 줄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관련 문제는 회사 전체 차원에서 검토돼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관세 부과 수준과 대상, 기간 등이 발표되면 본사 차원에서 대응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며 “정부와 협력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