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널뛰기 금 시세에 ‘금테크’도 세대별 천양지차, 중장년 “모은 金 팔까”…MZ는 “콩알金 사자”
“금 값이 계속 오른다는데, 지금 팔아야 할까요?”
트럼프 발 관세안과 안보정책으로 통상·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점쳐지는 등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금’ 시세가 널뛰고 있다. 중·장년층은 계속 오르는 금값에 가진 금도 매도를 망설이는 반면,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주식 대신 ‘금 콩알’ 모으기 재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맞물리며, 금 시장은 더욱 다양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울산 남구 삼산동, 중구 성남동의 귀금속 상가를 돌아 보니,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분주한 모습이다. 금 시세를 확인하러 온 중년층부터 작은 골드바를 구매하려는 청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황혜자(64·삼산동)씨는 “금값이 너무 올라서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금값이 더오른다 하니 차라리 더 사 모아야 할지 감이 안잡힌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의 상가에서는 금 한 돈(3.75g)에 59만원 대로 구매할 수 있었고, 60만원을 돌파한 상가도 많았다. 이는 지난 2024년 2월(36만7000원)과 비교하면 2년 새 63% 넘게 오른 수치다.
반면, MZ세대 사이에서는 ‘금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소금족’(소량의 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1g 이하의 ‘순금콩’ ‘콩알금’ 같은 저중량 상품들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돈짜리 콩알금을 구매한 한 청년은 “금이나 은이 주식이나 코인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며 “비록 한 덩이 뿐이지만, 매달 조금씩 모으다 보면 큰 돈이 될 것 같다”고 추후 지속적인 구매 의사를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골드바 월 판매액은 지난달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64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와 지정학적 위협으로 금을 찾는 수요가 세계적으로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통상 불확실성이 고조될때 수요가 커진다.
지역 한 귀금속 업체 대표는 “요즘 젊은 층에서 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MZ세대의 경우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금이라는 재화의 안정성과 가치 상승 가능성을 동시에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순금(24K) 가격은 1g당 14만5830원으로 전일(14만5940원)대비 110원(-0.08%) 떨어졌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