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울주파크골프장, 맹독성 농약 살포 대책은 있습니까
울주군이 파크골프장 조성을 강행하자 한 마을이 공포에 몸서리치고 있다.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 맹독성 농약 살포에 대한 우려는 주민들의 조직적 분노를 일으켰다. 파크골프장 농약 살포의 경우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문제가 됐다.
대표적으로 충남의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인 108홀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던 중 농약 사용 기준 법령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충남도의회가 ‘건강한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한 법령 마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파크골프장은 환경부 고시에 따른 규정에 의해 관리되는 일반골프장과 달리 농약 사용에 관한 법적 기준이 없다. 천연 잔디 병충해 예방 등을 위해 살포하는 살균제·살충제·제초제에 대한 관리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
파크골프장이 주로 자연 환경적 가치가 높은 강변에 들어서는 만큼 농약과 같은 화학물질 유입 가능성과 생태 교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하물며 이 마을은 파크골프장이 강변도 아니고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광주 광산구, 대전 유성구, 대구 6곳, 경남 12곳, 충남 30곳, 강원 고성·철원·홍천군, 경북 울릉도에 이르기까지 2020년 전후로 지자체장이 남발하는 공약에 따라 전 국토가 살균제·살충제·제초제로 몸살을 앓는다.
현재 파크골프장 포함 전국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농약은 286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살균제 ‘클로로탈로닐’ 사용량이 가장 많다. 이어 살균제 ‘티오파네이트메틸’ ‘이프로다이온’, 살충제 ‘페니트로티온’ 순으로 나타났다.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클로로탈로닐의 경우 해외에서는 금지 품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없이 뿌려진다.
옹기마을 농가와 주민 다수는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수질검사 결과 음용 적합으로 판정받으면서 식수로도 쓰인다.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농약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내분비계통 장기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울주군청과 서범수 국회의원 사무실에 반대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이에 대한 고려는 없다. 되려 울주군 역점 사업을 방해한다는 태도가 역력하다. 공교롭게 이순걸 군수는 이곳 온양읍 출신이다. 주민들은 자신의 손으로 키운 정치인이 마을을 말살한다고 여긴다,
울주파크골프장은 온양읍 고산리 511 일원 약 4만8630㎡ 부지에 36홀 규모로 조성한다. 국토교통부의 ‘철도 유휴부지 공모 사업’을 통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실시설계 중에 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을 완료하면 공사를 발주하고 7월 중에 착공된다.
앞서 조상 묘도 이전하며 살던 땅과 집을 내주고 조성한 옹기마을과 옹기축제는 경제적 도움이 안 된다.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방문객에게 노출되는 일상은 우울감을 높인다. 끝도 없이 희생만 요구하는 울주군청. 주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다.
이승진 울산장애인자립생활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