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공 야구스포츠클럽서 ‘집단 괴롭힘’
2025-02-27 신동섭 기자
2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공공 야구스포츠클럽에 적을 둔 가해자 3명은 지난해 하반기 타지의 고등학교에서 전학왔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피해자들과 합숙 훈련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잦은 잔심부름을 시켰고, 이달 초에는 야구 배트로 하급생들의 신체를 가볍게 가격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가 구매한 비비탄 총으로 피해자들을 쏴 맞추기도 했다.
다행히 피해자들은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부모들이 야구 클럽에 항의하며 폭행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 부모들의 항의로 학교스포츠클럽은 즉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다.
클럽 자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가벼운 분위기에서 행한 장난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해자 3명은 인근의 고등학교로 전학했다. 피해자 3명 중 한 명도 전학을 결정했고, 나머지 두 명은 여전히 클럽 활동 지속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피해자 학부모들은 학교폭력 신고는 하지 않기로 했다. 가해자들이 학폭 처분을 받을 경우 올 9월 예정인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운동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해자들이 함께 운동할지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피해자들이 클럽 활동을 이어가는 대신, 가해자들과 같이 운동하기 싫다고 하면 이들의 고교 야구는 사실상 끝난다. 고교 야구는 전학 후 6개월간 경기에 뛸 수 없는 데다, 지금 전학을 가더라도 6개월 뒤에는 주요 대회가 이미 끝난 뒤이기 때문이다.
한편 학교들은 이런 사실들을 인지하지 못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교기가 아닌 공공 스포츠클럽이기에 학교는 선수의 최저학력 미달 여부와 출결만 신경 쓰고 있다”며 “학생들이 신고하지 않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신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