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수소분야 키워 불황 파고 넘는다
울산을 비롯해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좀처럼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수소에너지 분야와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 위기 타개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27일 국내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롯데그룹 IR(기업설명회) DAY’를 열고,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계열사의 재무·사업구조 개편 현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우선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군은 수소에너지와 친환경 플라스틱 재활용 등 고부가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수익성이 낮은 범용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낮춰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초화학 포트폴리오를 기존 60%에서 2030년 30%로 낮추는 기조를 유지하되, 수소에너지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늘릴 구상이다.
특히 오는 5월부터 SK가스·롯데에어리퀴드에너하이와의 합작사인 롯데SK에너루트의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사업 가동을 하는 만큼 전체 사업에서 수소 에너지 사업 비중이 대폭 높아지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울산을 비롯해 여수, 대산 등지에서 생산한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연료전지·청정수소 발전, 수소충전소 등으로 사업을 넓히고,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를 확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말 울산 2공장에 조성한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CR-PET)를 활용해 석유화학 분야 수익성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향후 미국·유럽 등 글로벌 규제 강화로 재활용 소재 사용이 의무화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경쟁 열위인 아로마틱사업 설비를 셧다운했다. 지난해 하반기 울산 1공장 가동률을 전체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생산 인력도 다른 사업장으로 배치하는 등 조치를 했다. 다만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으로 글로벌 업황 개선 요인이 있는 만큼 추가로 가동률을 낮추는 대신 시황에 맞춰 생산량을 유동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정밀화학은 울산 암모니아터미널을 발판으로 해외 청정 수소·암모니아를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울산에 대규모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수소 캐리어(운반체), 선박 연료, 발전소 혼소 등 암모니아 수요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롯데는 그룹 차원의 경영혁신을 위해 전사조직인 경영혁신부문을 신설하고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 등 사별로 별도 혁신 조직도 꾸린다.
또 이날 롯데그룹은 이날 설명회에서 국내외 총자산이 183조원을 넘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한 1조원 규모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