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최고의 의료품질’ ‘환자중심 서비스’로 대한민국 대표 병원 도약

2025-03-04     차형석 기자

울산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1975년 3월4일 현대조선(현대중공업) 부속병원으로 문을 연 게 시초다. 이후 현대중공업 부속병원, 아산재단 부속 해성병원 등을 거쳐 1997년 지금의 울산공업학원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울산대병원은 국공립의료원이 없는 울산에서 공공의료의 큰 축을 담당해왔다. 올해 1월 제15대 병원장에 취임한 박종하 울산대학교병원장은 ‘최고의 의료 품질’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통해 울산대병원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종하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울산대병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소회는.

“반세기 동안 전임 병원장들과 보직자, 모든 직원들의 노력이 모여 지금의 울산대학교병원이 있게 됐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신뢰와 성원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의 50년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도약해 보답하겠다.”

-취임 후 두 달가량 지났는데.

“중임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 동시에 울산 시민들에게 최고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어 기쁜 마음이다. 직원들과 함께 울산대학교병원이 새롭게 나아갈 비전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들을 공유하며 뛰다 보니 두 달이 훌쩍 지났다. 환자들과 지역 사회에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듣고, 계획도 말씀 드리고 있다.”

-임기 동안 추진할 역점 사업은.

“첫 번째는 ‘최고의 의료 품질’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어도 암, 뇌, 심장질환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를 울산에서 구현하겠다. 암병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보유한 로봇수술센터 확대,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를 위한 골수이식병상 증설, 첨단 방사선 치료기가 증설된다. 이를 통해 암 치료의 3대 축인 암수술, 항암 및 면역치료, 방사선 치료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뇌병원은 뇌혈관질환 치료의 최첨단 시설인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증설한다. 고령화에 따라 늘어나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을 위해 치매센터와 파킨슨병센터도 개소한다. 치매 치료의 첨단 신약인 ‘레켐비’ 치료를 위해 첨단영상장비인 PET-CT와 MR 장비도 확충한다. 심장병원도 심장초음파실을 확장하고 첨단장비를 증설한다. 고난이도 심장 및 대동맥혈관시술, 부정맥 치료를 위한 심도자술, 그리고 다양한 심장수술을 위한 인적 자원을 늘리고 시설을 보강한다. 두 번째는 ’환자 중심 서비스’다. 올해는 혁신을 통해 ‘기다림 없는 병원(Zero-Waiting)’을 실현할 것이다. 기다림이 없다는 것은 진료·검사·치료 예약이 빠르게 잡히고, 예약된 시간에 정확하게 시행되는 것이다. 환자들이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지루한 시간이 아닌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외래와 병동의 공간 및 시설도 호텔처럼 깨끗하고 편안한 방향으로 개선하겠다. 울산대병원만의 장점과 특색을 가진 최고의 병원을 만들어 가겠다.”

-의정 갈등을 피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의정 사태 초기에는 진료량이 약 50%까지 떨어지면서, 필수적인 의료도 유지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믿고 도와주셨고, 지역의 종합병원들이 많은 역할을 분담해 줬다. 전문의들이 헌신적으로 버텨주신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수련의 역할을 담당할 전담간호사 인력을 빠르게 확보했고 마취과, 응급의학과 등 주요 전문의 초빙에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는 약 80% 수준까지 진료가 회복됐다. 올해도 수련의들의 복귀가 거의 없는 상태다. 현재처럼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를 유지하며, 적극적인 초빙을 이어갈 생각이다.”

-올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참여한 이유는.

“울산대학교병원은 지난해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요지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해 상급병원과 수도권 쏠림을 줄이는 것이다. 올해는 같은 취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으로 변경됐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진료에 집중하고, 전문의 중심 진료와 수련의 교육을 개선하며 필수 의료를 안정화하고,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선도하는 내용이다.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 종합병원으로 가고 있는데.

“울산대학교병원이면 충분하다는 확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최고의 의료 품질’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통해, 저희 병원을 한 번이라도 경험하신 분들이 의료진에 대한 신뢰, 시설·장비·시스템에 대한 믿음, 의료 품질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하겠다. 또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지역의 의료인들에게 역량을 알려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유할 수 있는 믿음을 드리겠다.”

-지역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인데 향후 계획은.

“울산대학교병원은 공공의료 영역 중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책사업을 하는 병원이다. 권역응급센터, 권역외상센터,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 심뇌혈관센터,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등 현재 30여 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약 120억원의 예산과 43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한 병원으로 알려지며, 이제 시민들도 저희 병원이 많은 공공의료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 울산 유일 대학병원임에도 사립대병원이다 보니 국립대병원보다 국가의 의료 인프라 지원에서 제외돼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그 결과 울산시와 시민들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혜택을 받아 왔다. 울산대학교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이며, 앞으로 많은 의료 인프라 지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올해부터 3년간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한 시설·장비비 지원도 예정돼 있다.”

-울산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울산대학교병원이 새로운 50년을 힘차게 시작한다. 시민들을 가족처럼 섬기며, 대한민국 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되는, 저희 병원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겠다. 그 중심에는 ‘최고의 의료 품질’과 ‘환자 중심 서비스’를 두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한편 신장내과 전공인 박 병원장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와 전임의를 거쳐 2006년부터 울산대학교병원에 부임했다. 인공신장실장, 의료정보실장,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 기획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 2년간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