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의장 공백사태 더 꼬여간다

2025-03-04     전상헌 기자
‘이중 기표’ 논란으로 시작된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공백 사태가 재선거 방침에 따른 항소로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3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에 선출된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은 시의장 공백 문제 해소를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고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과 시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의장 재선출을 위해 다시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번 주 의원 총회를 열어 ‘재선거 방침’을 당론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선거 당사자인 이성룡 의원은 “법원에서 분명히 누가 의장인지는 의회에서 가려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며 “장기간 이어진 의장 공백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서둘러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의 재선거 방침에 대해 또 다른 선거 당사자인 안수일 의원은 “법원의 1심 일부 승소라는 판결도 부정하고 다수당의 힘의 논리로 재선거를 논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자신을 의장으로 명확하게 확인해 달라’는 취지로 지난달 27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안 의원은 “의회 정상화를 위해 조속한 의장 선출이 우선이지만, 이 상태로 진행될 경우 더 혼란 속의 의회, 더 난장판이 되는 의회의 모습으로 변질돼 갈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시의장 선거에서 한발 물러서 주고, 국민의힘 시의원들도 현명한 판단으로 의회가 다시 위상을 찾고 정상화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6월 의원총회에서 이성룡 의원을 의장 단독 후보로 정한 당론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당이 징계 절차를 밟자 탈당했고,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시의회 파행 사태 바라보는 시민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결국 의장 선거 전에는 두 명의 의원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었다”며 “모두 패자가 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원 판결이나 의회에서 투표로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안수일·이성룡 의원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해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안수일 의원이 울산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의장 선출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두 번 기표한 용지는 무효표로, 이성룡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한 결과를 취소한다”며 “누가 의장인지는 법원이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고 판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