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광공업 생산 곤두박질…‘복합 악재’에 경기 먹구름
을사년 첫 달부터 산업도시 울산의 광공업 생산이 곤두박질쳤다.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석유정제업의 판매 부진의 영향이 컸다. 내수 부진에다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침체,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 대내외적 복합 악재가 울산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를 보면 울산의 광공업 생산(-10.1%)과 출하(-9.8%)가 동시에 격감했다. 지역 광공업 생산 및 출하가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보다 더 나쁜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특히 전월 보다 생산과 출하는 줄어든 반면 재고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염려스럽다.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쌓아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향후 울산의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지역경기 침체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울산 경제는 ‘퍼펙트 스톰’(총체적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관세폭풍’으로 발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각) 중국에 기존 10%외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나아가 4월 2일부터는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상호관세도 부과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시 자동차를 주력산업으로 하는 울산은 날벼락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의 43.3%는 울산에서 선적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전망(차 수출 18.59% 감소)대로라면 올해 울산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억달러(약 4조7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프럼프발 관세폭탄의 후폭풍이 닥치기도 전에 울산의 자동차를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심각한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울산의 청년 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고, 생활물가는 치솟아 서민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4일 전국 곳곳에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몰아쳤다. 암울한 상황에서도 봄은 오고 꽃은 피어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열려 있다. 울산시와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