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마두희’의 모든 것, 구술기록 남겨 보존한다

2025-03-05     석현주 기자
‘울산마두희’(蔚山馬頭戱)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울산 문화예술계의 숙원인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건립도 다시 검토될 전망이다.

4일 울산시는 ‘2025년도 무형유산 보전 및 진흥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총 2억840만원을 투입해 무형유산 보전 및 진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무형유산 보전·전승 활성화’ 등 3개 주요 과제 아래 총 11개 세부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시는 지속적이고 창조적인 무형유산 전승을 위해 전승지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무형유산 구술기록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기록화 대상은 2023년 12월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울산마두희다.

울산마두희는 조선시대 1769년(영조 29년) 편찬된 <학성지>에 기록된 전통 줄다리기다. 1940년대 후반까지 울산읍성과 병영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된 무형유산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명맥이 끊겼지만, 오랜 연구와 복원 노력이 이어져 2023년 12월 공식적으로 울산시 지정 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

시는 이번 기록화 사업을 통해 울산마두희의 유래와 전승 과정, 현대적 활용 사례 등을 총망라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형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고, 향후 전승 교육과 연구 자료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무형유산 보전 및 진흥 시행계획에는 울산시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건립 사업도 포함됐는데,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시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전수교육관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에는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이후 예산 확보 문제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전수교육관 건립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울산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지정 무형유산과 전수교육관이 없는 도시다.

만약 전수교육관이 건립된다면, 시 지정 무형유산과 비지정 무형문화유산 전승자들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울산의 시 지정 무형문화재는 1호 장도장, 2호 일산동당제, 3호 모필장, 4호 옹기장, 5호 벼루장, 6호 울산쇠부리소리, 7호 울산마두희, 8호 판각장 등 8개다.

전수교육관 건립을 위한 국비 지원을 받으려면 국가 지정 무형유산과 시 지정 무형유산이 다양해야 하지만, 울산에서는 무형유산 발굴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무형유산 보유자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장도장(무형유산 1호)의 경우, 보유자인 장추남 선생이 작고한 이후 현재 보유자가 없는 상황이다. 교육과 전수가 단절된 종목이 늘어나면서 전수교육관이 건립된다고 해도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지역 문화예술계는 무형유산 전승을 위해서는 전수교육관 건립뿐만 아니라, 전승자 지원 확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마련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지역 무형유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울산의 역사적·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한 국가 지정 무형유산 발굴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수교육관 건립 관련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8개 시 지정 무형유산과 비지정 무형유산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장르를 포용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전수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