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한마리에 1만원 ‘金징어’, 그나마도 없어서 못팔아

2025-03-06     오상민 기자
“비싼 오징어 팔고 싶어도 못팝니더.”

울산 앞바다의 수온 변화 등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에 오징어가 한 마리에 1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이에 더해 지속되는 강한 바람에 오징어 잡이를 나가지 못하고 있어 공급 부족 등 가격 변동성은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상인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5일 찾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시장의 생선 좌판들은 신선한 해산물로 가득했지만, 유독 오징어만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울산 앞바다에 풍랑경보가 이어지면서 조업을 나서지 못한 어선들은 항구에 묶여 있고, 그 여파로 이날로 3일째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오징어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울산해양경찰서는 지난 2일부터 기상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연안사고 위험 예보제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한 상인은 “풍랑경보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오징어 배가 나가질 못한다”며 “오징어 값이 비싸졌다고 해도, 지금은 없어서 팔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울산 시내 대형마트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지역 한 대형마트에서는 생물 오징어를 한 마리에 99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울산 지역의 오징어 가격은 2023년 7월 오징어 한 마리당 평균 386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6000~7000원대를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1만원에 다다랐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가격 수준으로, 오징어 어획량 감소와 기후 변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어민은 “요즘은 조업을 나가도 만족할 만한 양을 잡기가 어렵다”며 “기름값도 오르고, 이대로 가면 우리 같은 어민들 생계가 막막하다”고 우려했다.

수산업계는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와 해수 온도 상승을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징어는 차가운 수온에서 잡히는데, 울산 앞바다는 지난 4일 기준 최저 10.9℃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 대비 약 1.5℃가 오른 수치다. 이같은 수온 상승은 오징어의 주요 산란장과 회유 경로에 변화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수산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는 물론, 지속적인 자원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어획량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보호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