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늙어가는 중소기업 일터…청년과 공존해법 찾아야

2025-03-10     경상일보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칭이 심각한 중소기업 일터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 중 50세 이상 비율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의 신규 투자 및 채용감소, 청년층의 취업기피 등으로 중소기업의 인력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근로자들도 점차 고령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고용동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근로자의 48.6%가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26.4%)의 고령 인력보다 22.2%p나 높은 수준이다. 또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50세 이상 비중(36.1%)보다 12.5%p 높다. 중소기업의 인력 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염려스러운 점은 이런 고령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과 신규 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부설연구소에 등록된 중소기업 재직 연구원 수는 전체 연구원의 49.4%를 차지하고 있으나, 2018년부터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울산 중소기업의 혁신역량도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2023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울산 중소기업체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17개 시도 중 꼴찌에서 6번째로 낮았다. 지역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기업체 R&D 인력(9.5명)은 전국 10위로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종업원 5인 이상 중소기업의 44.4%는 올해 신규 채용계획이 없거나 작년보다 채용을 축소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전문인력 및 신규 채용 위축은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 저하와 미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지고. 국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울산의 중소기업은 지역 전체 산업 고용인력의 8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 비중이 매우 높다. 무너져가는 울산경제에 건실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강소기업 유치 및 기업연구소 유치, 대-중소기업 상생 경영, 산학협력 확대 등 중소기업 하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령 인력과 청년 인력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다각적인 해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