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화 관람객 수 코로나 이후 ‘반토막’
2025-03-19 오상민 기자
지난 17일 저녁 찾은 지역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과거 퇴근 이후 시간대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북적여야 할 로비는 한산했고, 표 구매를 위한 키오스크에도 대기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석 규모의 상영관에서도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울산 영화 관람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후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영화 관객수는 255만7000여명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482만여명)보다 절반 가까이(47%)가 줄었다. 같은 기간 407억원 수준이던 매출액도 256억원으로 37% 감소해 7대 특·광역시 중 최하위였다.
울산 영화 관람객은 비슷한 인구의 광주(405만명·380억원), 대전(403만명·394억원)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특히 울산의 1인당 연간 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2.33회로 5년새(4.2회) 반토막났다.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주말 관객도 크게 줄었다”며 “평일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객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OTT의 확산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웨이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빈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영화표 가격 인하를 해오고 있지만, 소비자 체감상 비싸다고 느끼는 가격 역시 한 몫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업계는 특별관(4DX, 돌비시네마 등) 확대, K-POP 공연 생중계, 스포츠 경기 상영 등을 통해 관객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벤트성 콘텐츠는 장기적인 관객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2019년 8곳이던 지역 멀티플렉스는 오히려 10곳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울산의 멀티플렉스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향후 극장 수 감소와 통폐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 CJ CGV는 올해 초 근속 7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멀티플렉스 업계 관계자는 “울산을 포함한 지방 영화관들은 운영이 쉽지 않다”며 “지속적인 매출 감소시 폐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