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 교육 혁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올해 전국 초·중·고등학교 10곳 중 3.2곳만이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접목해 교육 방식을 혁신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도입했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매우 저조하다. 이는 AI 시대를 맞아 종이 교과서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에서 디지털 교육방식으로의 전환에 제동이 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1학기 기준 전국 1만1932개 초·중·고교 중 32.4%만이 AI교과서를 채택했다. AI교과서 채택률은 대구(98.1%)가 가장 높고 부산, 제주, 경북, 경기, 강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종(9.5%), 경남(10.1%), 전남(11.1%), 충남(11.7%), 울산(12.3%) 순으로 AI교과서 채택률이 저조했다.
특이한 점은 전반적으로 우파 성향의 교육감이 있는 학교의 AI교과서 채택률이 좌파 성향 교육감이 이끄는 학교보다 3배 가량 높았다는 점이다. 대개 우파 성향의 교육감은 안정성과 전통적 교육 방식을 중시하는 반면, 좌파 성향의 교육감은 혁신과 변화를 더 강조하는 경향이 높다. 그런데 AI교과서 도입 정책의 수용성에서는 좌파 교육감이 우파보다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양새다.
일선 학교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꺼리는 이유는 기술적 인프라와 준비 부족, 교육 철학의 차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도 일선 교사들의 ‘디지털 교육방식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거부감도 무시못할 요인 중 하나다. 여전히 많은 교사들은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습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종이 교과서 교육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AI 패권전쟁 중이다. AI 전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 그리고 미래 사회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보 속도에 맞춰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도 변화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지금이라도 학교 현장에서의 AI 기술을 활용한 교육 방식을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울산교육도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