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산의학관 개관에 부쳐

2025-03-20     경상일보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은 설립 이후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계의 혁신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울산의대 교육이 주로 서울에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와 대학 구성원들의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오랜 기다림 끝에,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이 울산에서의 교육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21일 울산대 의과대학의 새로운 중심이 될 ‘아산의학관’(구 한마음회관)이 울산대병원 바로 옆에 문을 연다. 이곳은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다. 지역 의료 발전의 초석이자 대한민국 의료 혁신을 이끌어 갈 연구의 장이며, 故 아산 정주영 설립자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울산대 의과대학은 이제 울산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의학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기존의 서울아산병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울산대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에 필요한 의료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울산의 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과대학은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졸업 후 울산에서 의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시와도 협력하여 보다 실질적인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아산의학관은 단순한 의과대학 건물이 아니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울산대-서울아산병원-UNIST가 협력하는 미래 메디컬 캠퍼스 혁신파크 ‘울림’의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임상의학과 기초과학이 융합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지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울산대는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계의 혁신을 선도하는 연구 허브로 도약할 계획이다.

울산대가 이러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HD현대중공업과 서울아산병원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HD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기업으로, 이번에 405억원 상당의 한마음회관을 대학에 무상 기증하는 결단을 내렸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6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조건 없이 지원했다.

이 덕분에 울산대 의과대학은 단숨에 최고의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갖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대학, 병원, 기업이 함께 만들어낸 모범적인 협력 사례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생 구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일각에서는 “울산대 의과대학이 이제 완전히 울산에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과의 협력은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울산대 의과대학의 교육·연구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현재 울산대 의과대학에는 약 770명의 교수진이 있으며,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0.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교육 여건을 유지하면서도 울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교육, 진료, 연구 역량을 공유하는 것은 울산의대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 의료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울산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유기적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도, 울산에서의 교육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에서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지역에 정착할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울산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 교육 및 연구의 중심이 될 것이다.

대학, 병원, 기업,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이 변화에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故 아산 정주영 설립자의 말씀처럼 “사람이 미래”이며, 그 미래를 책임질 의료 인재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양성하여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울산대 의과대학이 대한민국 의료계의 성공적인 미래 모델로 자리 잡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임영석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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