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울산의 미래, 대학과 함께 펼치는 지식 도시의 꿈

2025-03-21     경상일보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라는 자부심을 가진 도시다. 굴뚝 산업의 심장으로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저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식 기반 경제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울산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다.

다행히 울산에는 희망의 불씨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유니스트, 울산대, 울산과학대라는 3개의 대학이 울산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다. 유니스트는 첨단 과학 기술 연구를 선도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울산대는 다양한 분야에서 균형 잡힌 인재를 육성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울산과학대는 지역 산업 현장에 특화된 인력을 공급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다. 특히 유니스트는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들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언제나 대학이 있었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을 넘어 혁신의 원천이자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보라. 스탠퍼드 대학교는 실리콘밸리 신화의 주역이다. 프레드릭 터먼 교수의 선견지명 아래 대학 내 연구 결과를 사업화하고 졸업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휴렛팩커드, 구글, 야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했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벤처 캐피털,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등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끊임없이 인재를 배출하며 실리콘밸리를 세계 최고의 혁신 중심지로 우뚝 세웠다.

영국 옥스퍼드는 어떠한가. 800년 역사의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는 옥스퍼드 사이언스 파크 조성을 통해 도시 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대학의 깊이 있는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생명과학, 의료, IT 분야 기업들을 유치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옥스퍼드 사이언스 파크는 현재 250개 이상의 기업과 65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국 중관촌 또한 베이징 대학교와 칭화 대학교를 중심으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을 기반으로 레노버, 바이두, 샤오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중관촌은 첨단 기술 산업 발전을 이끌며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울산 또한 이러한 성공 모델을 적극적으로 참고하여 대학 중심의 발전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유니스트를 중심으로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대학과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유니스트는 첨단 기술 개발과 창업을 활성화하고, 울산대와 울산과학대는 지역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며, 기업은 연구 결과를 사업화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울산대학교의 ‘글로컬대학’ 선정과 이를 통한 혁신적인 행보다. ‘유비캠(Ubiquitous Campu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캠퍼스는 도시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모토 아래 울산 전역에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현장 중심 교육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산업체 재직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울산대의 이러한 노력은 교육부 ‘2024 대학 규제혁신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연구 시설 확충, 우수 교수 유치, 산학 협력 프로그램 지원 등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대학에 대한 투자는 곧 울산의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울산은 이제 산업수도를 넘어 지식 도시로 비상해야 한다. 3개 대학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울산은 첨단 산업 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의 미래는 대학과 함께 펼치는 지식 도시의 꿈에 달려 있다.

김종훈 울산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