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환적화물 물동량 ‘경고등’
울산항의 2월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가운데 컨테이너와 환적화물 물동량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며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트럼프 2.0 관세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수출 중심 항만 물류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24일 국가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따르면, 지난 2월 울산항의 총 물동량은 15,811,628t으로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 입항 835만t, 출항 559만t 수준으로, 전체의 92.5%가 외국선을 통한 물량이다. 국내 연안 항로를 통한 물류는 약 186만t이었다.
품목별로는 석유 정제품이 544만t, 원유·석유류가 510만t으로 항만 물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화학공업제품(177만t), 자동차(120만t), 비철금속(34만t) 등 주력 산업과 연계된 품목들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2만9240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월 대비 15.67%로 감소폭이 컸다.
이 중 환적화물은 192TEU로 전년 대비 76.81% 급감했고, 환적 출항은 468TEU로 무려 86.89%나 줄어드는 등 항만 환적 기능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수출입 물동량도 각각 10~20% 안팎으로 감소해, 울산항 전반의 물류 흐름이 다소 위축된 모양새다.
글로벌 해운경기 둔화에 더해,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로 수출입 여건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울산항의 1~2월 누적 물동량은 3132만t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외국선 점유율은 92.5%에 달해 여전히 국제 무역항으로서의 기능은 유지되고 있다.
항만 업계 관계자는 “울산항은 전통적으로 정유·석유화학 중심의 산업항이지만, 최근 글로벌 정세 불안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다양한 품목의 물동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컨테이너 등 일반화물과 복합물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해운 지수는 연일 하락세다. 지난 13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16.96p 떨어진 1319.34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현재 KCCI는 1825로 전주 1950과 비교해 6.41%p 내렸다. 중국을 제외한 전 노선에서 운임 하락을 보였다. 지중해는 10%p 넘게 빠졌고, 북미서해는 4주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해양진흥공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 미국 무역대표부의 무역법 등의 불확실성이 북미와 유럽 수요에 악영향을 끼치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