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유수지?…남구, 삼산유수지공원 기능 고심

2025-03-26     정혜윤 기자
울산 남구 삼산유수지공원이 조성 10년이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삼산배수장 유수지 본연의 기능을 되찾아야 할 가능성도 제기돼 남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삼산유수지공원은 지난 2014년 삼산배수장 악취 해소와 유수지 활용 방안을 논의한 끝에 조성됐다. 약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정비공사를 거쳐 체육시설과 도시숲을 갖춘 공원으로 2015년 개방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공원 내 체육시설은 점점 사라지고 남아있는 시설들의 노후화도 심하다.

25일 찾은 삼산유수지공원 곳곳에서는 노후화된 시설을 잇따라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린이 놀이시설로 표시된 곳에는 녹슨 그네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고, 우레탄 바닥은 패여 있어 이용이 어려웠다.

삼산유수지공원 안내 팻말에는 족구장, 배드민턴장, 농구장이 있다고 적혀 있지만 찾아볼 수는 없었다. 족구장과 배드민턴장에는 대규모 임시 주차장이 마련돼 있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농구장은 코트 바닥이 패이고 그물이 찢어지는 등 교체가 시급해 보였다.

남구에 따르면 삼산유수지공원은 공원으로 조성됐지만 엄밀히 말하면 ‘도시공원’이 아니다. 공원 부지가 유수지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유수지를 주민편의시설로 조성했지만 사실상 도시공원으로 등록된 다른 공원들처럼 관리 의무가 강제되지 않는 ‘편의시설’에 속한다.

그나마 공원이 조성된 뒤 지속적으로 주차공간 부족 문제가 제기되자 남구는 약 3년에 걸쳐 배드민턴장과 족구장을 철거하고 약 200면의 임시 주차면을 조성했다.

남구 관계자는 “주차장 역시 유수지 부지에 조성했기에 임시 주차장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며 “비가 많이 내린다거나 유수지의 쓰임을 갖춰야 할 때는 차를 이동시키고 유수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삼산유수지공원의 시설 노후화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남구 입장에서는 삼산유수지공원이 유수지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남구 관계자는 “기후 변화가 점차 심해지면서 해마다 홍수 피해도 커지고 있어 긴급상황 시 삼산배수장과 유수지 부지가 본래의 쓰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안전점검은 1년 단위로 실시해 곧 진행할 예정이며, 시민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