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에도 불…화마에 휩싸인 울산

2025-03-26     신동섭 기자
지난 22일 시작된 울산 울주군 온양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양읍 화장산 일원에서 또 다른 산불이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이 끊이지 않아 울산 곳곳이 화마에 휩싸이며 잿더미가 되고 있고, 대피한 시민들의 행렬은 길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11시54분께 울주군 언양읍 동부리 화장산에서 원인 미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3년 대형 산불이 발생해 280㏊ 규모의 임야가 소실된 곳이다.

산림당국 등은 헬기를 투입해 조기 진화를 노렸지만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확산됐고, 결국 오후 2시35분께 산불 1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1단계는 피해 면적 30㏊ 미만, 진화 시간 8시간 이내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불길이 거세지면서 울주군은 화장산이 있는 송대리를 비롯해 상북면 향산리 등 일원 마을과 송대지구 양우내안애아파트, 울산양육원 등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불길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군은 오후 3시50분께 언양읍, 두동면, 두서면, 상북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추가로 내렸다.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의 주민들은 언양읍행정복지센터, 언양초등학교, 언양중학교, 울주군민체육관, 상북면행정복지센터, 경의고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울주군은 정확한 민가 피해 규모와 대피 인원 등을 파악 중이다.

산불이 민가와 학교 주변으로 번지자 언양초등학교와 언양중학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학부모 인솔 아래 하교할 수 있도록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산림당국 등은 온양읍 화재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타구청 지원 인력과 헬기를 화장산 화재 진화에 돌렸다. 산림 당국은 헬기 8대, 소방차 32대 등과 381명의 인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팔을 걷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24번 국도 직동교차로 하부램프를 통제해 진입을 막았고, 양우내안애아파트 및 송대지구 주택단지 사거리 3곳의 교통도 통제했다.

울주군은 이 산불로 오후 6시 기준 5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60㏊의 산림이 불에 탔으며 진화율은 74%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오후 3시께에는 산불 현장 진화 인력에 대피 지시가 떨어지기도 할 정도였다. 결국 오후 5시20분께 산불 2단계가 발령됐다.

산림청과 울주군은 신화경로당에 지휘본부를 차리고 산불에 대응하고 있다.

나흘째에 접어든 온양읍 산불 역시 아직 완진되지 않고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울산 지자체와 산림청, 소방, 군 등 산림재난 지휘본부는 일출 이후부터 헬기 15대와 소방관, 경찰, 공무원, 군인, 의용소방대 등 2010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전 5시 기준 98%에 달했던 진화율은 날이 밝고 바람이 점차 강해지자 낮 12시 기준 92%로 떨어졌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산불 현장에는 5~10m/s의 강한 남풍과 남서풍이 불었다. 계곡에는 돌풍성 바람이 불어 순간 풍속이 10~20m/s에 달했다.

거센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지면서 화선은 총 16.5㎞로 늘어났다. 주민 대피 인원도 200여명으로 증가했다.

강풍이 거세지면서 한때 산불이 양산 경계 700m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오후 6시 기준 온양읍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470㏊로 집계됐다. 진화율은 92%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