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유료화 여파…급경사지까지 주차 차량
2025-03-27 정혜윤 기자
26일 찾은 장생포동 204-1 일원. 새미골 공영주차장으로 향하는 진입로는 ‘장생옛길’ 테마거리로 연결돼 있는데, 초입부터 갓길에 차들이 늘어서 진입이 쉽지 않았다.
새미골 공영주차장에 도착하자 117면의 대규모 주차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일대 골목은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공영주차장 맞은편 도로는 경사도가 19%에 달하는 급경사지였지만 갓길에 차들이 들어서면서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도로의 구조 및 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일반 도로의 경사도는 최대 5~7%, 산악도로 등 특수한 경우에도 최대 12~15%로 경사다. 19%는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급경사에 해당한다.
별도 고임목 없이 급경사지에 주차된 차들 사이로 보행자들이 오가면서 아슬아슬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달 1일부터 새미골 공영주차장이 유료화되면서 일대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새미골 공영주차장은 지난 2018년 장생포 마을 주민과 고래문화특구 방문객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됐다. 그러나 일대 공업단지가 위치하고 인근에도 사업장 수십 개가 들어서면서 근로자들의 주차 장소로도 사용됐다. 이에 방문객 편의 등을 위해 남구가 이달부터 유료화로 전환했는데, 무료 주차장소가 없어지자 차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차들이 골목에 엉키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해 주민들이 남구청에 주차 금지 등 계도를 요구했지만 구청에서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일대가 흰색 실선이어서 구청이 주차 금지를 강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장생포동 주민 A씨는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도로가 좁아져 주민들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장생포동 주민 50여 명은 경사도가 심한 도로 갓길은 황색 실선으로 바꾸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서명서를 모아 최근 경찰서에 직접 제출했다. 심의는 오는 6월 이뤄질 예정이다.
박인서 남구의원은 “일대 주민들이 안전에 큰 위험을 호소하고 있고 위급상황이라도 생기면 초동 조치에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경찰서 등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빠른 시일 내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