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방치 장생포선 부지 산업용지 전환 속도

2025-03-28     석현주 기자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수년간 운행이 중단되며 유휴지로 방치됐던 ‘장생포선’ 철도 부지가 산업용지로 탈바꿈한다.

오랜 시간 기업 활동에 제약을 주던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시는 27일 장생포선 철도 부지에 대한 공장부지 조성 사업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장생포선 노선 폐지가 확정·고시된 데 이어, 시가 산업단지개발 실시계획을 승인하면서 부지 활용에 속도가 붙게 됐다.

장생포선은 지난 1952년 개통돼 울산공단 내 11개 공장을 통과하는 길이 1.9㎞, 총면적 2만7176㎡ 규모의 철도 노선이다. 한때 SK에너지, 한국석유공업 등 유류 화물 운송에 활용됐지만 도로 인프라 확충과 물류 방식 변화로 인해 2018년 1월부터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후 7년 이상 ‘죽은 땅’으로 방치돼 왔으며, 인근 기업들의 확장 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번 부지 조성 사업으로 철도 노선과 인접한 한국바스프, 한국석유공업 등 11개 기업이 부지를 확보하게 되며 공장 확장 및 창고, 주차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 기업은 앞서 시가 철도 노선 폐지 여부를 타진할 당시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한국석유공업과 한국바스프는 대규모 신규 공장을 건립할 예정으로, 고용 창출과 생산 능력 확대가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월드이엔텍, 예강산업사, 영남스틸, 영남기계, 아이엠티, 부광오토, 동해가스산업, 대정테크, 태성산업 등도 부지를 확보해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가장 넓은 부지를 확보한 한국석유공업은 현재 진행 중인 환경타당성조사를 마친 뒤 착공한다.

시는 남은 4734㎡ 부지에는 10억원을 투입해 산업단지 내 부족한 휴식 공간을 보완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동시에 산업단지 내 쾌적한 도시 미관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는 2022년부터 해당 노선 인근 기업들과 간담회를 갖고, 투자 수요와 의향을 파악해 왔다. 이후 2023년 1월 국가철도공단에 노선 폐지를 공식 요청했으며, 현장 점검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쳤다.

특히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울산 민생토론회에서 장생포선 부지 활용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행정 절차가 급물살을 탔다.

이번 조치에 따라 기업들은 그간 발목을 잡았던 공간 제약에서 벗어나 대규모 투자와 설비 증설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장기간 유휴화됐던 철도 부지에서 실질적인 투자와 고용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 “이는 곧 울산미포국가산단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지역 제조업 전반의 재도약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