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달 수입차 25% 관세…車업계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부터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국내 자동차 수출국 비중에서 미국이 절반을 차지하고, 울산도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자동차부품 비중이 3분의 1에 달해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내달 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20일 취임하면서 집권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부과한 3번째 품목별 관세다.
이번 발표에 따른 관세 부과 대상은 모든 외국산 자동차와 핵심 부품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 생산된 자동차와 부품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동차와 소형트럭 뿐만 아니라 향후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적용된다.
다만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관보에 공시되는 날로 하되, 5월3일 이전이라고 밝혀 자동차 관세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적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으로 전 세계 자동차 수출 규모(707억8900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했다.
또 지난해 울산의 수출액(881억2100만달러) 가운데 33.9%(297억1700만달러)가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이었고, 대미 자동차·친환경차·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20년 84억9000달러에서 지난해 201억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어 직간접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는 위해 최근 미국에 4년간 31조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미국 내 자동차 생산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현대제철 제철소 등 계열사 사업장을 신설해 현지 부품 계열화도 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본격적인 수입차 관세 적용에 앞서 완성차는 물론 부품과 원자재 관세도 피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됐다.
특히 현대차는 이날 준공한 미국 내 거점 생산시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발판으로 미국 내 생산량을 현재 100만대에서 120만대로 증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미국시장 연간 판매량은 170만8000여대로 증산 때에도 50만대 이상을 수입해야 해 여전히 관세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사업장인 한국GM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국GM은 연간 생산량의 85%가 대미 수출 분량이어서 관세로 인해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GM이 한국 사업장을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25% 부과 발표로 정부와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긴급 민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현대차·기아, 만도, 현대모비스, 자동차협회, 자동차 부품조합 등 업계 관계자도 참석했다. 정부는 업계와 공조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다음 달 중 관계 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